몰디브, 63년만에 사형 집행 예고…인권단체 우려 표명

입력 2017-08-09 15:21  

몰디브, 63년만에 사형 집행 예고…인권단체 우려 표명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가 63년만에 처음으로 사형 집행을 예고하자 국제인권단체가 우려를 표명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몰디브 대통령은 다음달 약물주사를 이용한 새 사형 집행 시설이 완공되면 몰디브 독립 후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전체 인구 40만명인 몰디브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영국 식민 지배를 받던 1954년이 마지막이었다.

몰디브는 196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법으로는 살인, 테러 등의 중대 범죄에 사형을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집행되지 않았다.

현재 몰디브에서 사형 판결이 확정된 죄수는 20여명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 사형수 가운데 2012년 가윰 현 대통령의 경쟁자로 불린 아프라심 알리 의원을 살해한 죄로 극형을 선고 받은 후사인 후맘 아메드 등 3명에 대해 형을 집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그네스 칼라마르드 유엔 즉결처형 특별보고관은 "60여년만에 사형 집행을 재개하는 것은 사형 폐지로 나아가는 국제사회에 역행하는 것으로 몰디브뿐 아니라 전 지역에 커다란 퇴보"라고 비판했다.

칼라마르드 보고관은 그러면서 현재 사형집행이 거론되는 당사자 3명의 재판에도 흠결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비라지 파트나이크 남아시아 국장은 국내 정치적으로 몰디브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형집행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범죄에 엄중 대처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몰디브는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수감됐다가 영국으로 망명한 야당 총재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며 세력을 모으는 데 이어 지난달 가윰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인 압둘라 마시 모하메드 국회의장에 대한 야당의 불신임투표를 앞두고 경찰과 군이 의회를 둘러싸 의원들의 입장을 저지하는 등 최근 정치적 격변기를 맞고 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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