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31개월 만에 북한서 풀려난 한국계 임현수 목사

입력 2017-08-09 20:51  

'억류' 31개월 만에 북한서 풀려난 한국계 임현수 목사

대북 인도지원차 방북뒤 체포돼…'국가전복 음모' 혐의받고 복역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에 억류됐다가 9일 석방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는 20여 년간 대북 인도지원 사업을 펼치던 캐나다 한인교회 목사로, 2015년 1월 방북 당시 갑자기 체포된 뒤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뒤 그동안 복역해 왔다.




1994년 토론토 큰빛교회의 담임목사로 취임한 임 목사는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던 1996년께 함경북도 지역의 탁아소들에 옥수수가루와 밀가루 등을 지원하면서 대북 인도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9월에는 북미주의 50여 개 교회와 선교단체들을 하나로 모아 북한지원단체인 '조국사랑 네트워크'를 창립하고 대북지원 활동을 활발히 벌였고, 2009년 말에는 큰빛교회가 설립한 자선단체인 대광투자기금을 통해 북한 교사들에게 영어와 컴퓨터를 재교육하는 '평양 교원강습소'를 설립하는 등 북한 교육자 양성에도 관심을 쏟았다.

2015년 1월 북한 취약계층 지원과 경제협력 사업을 위해 북한 나선시를 방문했던 임 목사는 그 다음 날 평양에 들어갔다가 북한 당국에 체포되면서 연락이 끊어졌다.

6개월 뒤인 2015년 7월 30일 임 목사는 북한 당국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내가 저지른 가장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행위를 감행한 것"이라며 북한을 드나들면서 종교국가를 세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같은 해 12월 임 목사에게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종신노역형)을 선고했다.

국제앰네스티 캐나다지부는 지난 6월 "임 목사가 영양실조와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 등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며 북한 당국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임 목사 가족도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로 미국에 송환된 오토 웜비어의 사망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그 어떤 가족도 시련을 겪어서는 안 된다면서 캐나다 정부에 임 목사의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캐나다의 대니얼 장 국가안보보좌관이 8일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특사로 방북했다고 보도, 임 목사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임 목사가 억류 31개월 만에 병보석된 것은 특사의 석방교섭이 성공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yoon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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