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은 그냥 가져가세요'…춘천주민센터 변신

입력 2017-08-10 08:10  

'어려운 이웃은 그냥 가져가세요'…춘천주민센터 변신

춘천 교동 '반찬나눔 냉장고'·소양동 '무인 상점'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행정업무 처리가 주요 업무인 주민센터(동사무소)가 어려운 이웃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 도심 교동의 주민센터인 행정복지센터 입구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출입문 입구에 설치돼 있다.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것은 김치, 멸치, 메추리알 등 음식 밑반찬으로 '복(福) 나누미 냉장고'다.




이 복지센터는 거동이 불편해 식사 마련이 어려운 독거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을 돕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반찬 나눔 냉장고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과 교동 사회복지봉사단(13명)이 뜻을 같이했다.

교동에 거주하는 주민이 약 3천9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마을이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180여 가구에 달한다.

65세 이상 노인도 지역에서 20%가량 차지할 정도로 초고령화 동네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이 마을만 70여명에 이르러 복지의 손길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상시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공간을 주민들이 가장 자주 오가는 동사무소에 설치하기로 했다.

냉장고의 음식은 매주 월요일 후원자들이 반찬을 기증하거나 사회복지봉사단이 만들어 넣어두면 아무나 가져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냉장고를 설치하고 4개월가량 운영한 결과 연 190여명이 음식을 가져가고 있다.

밑반찬은 음식 부패가 상대적으로 덜한 김치가 대부분으로, 그동안 200여회가 넘게 꼬빡 꼬박 반찬이 제공됐다.

박남숙 교동사회복지봉사단장은 "많은 봉사활동을 경험했지만, 이번 복 냉장고는 지속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게 하는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교동 행정복지센터는 이달 말 '복 나누미 세탁소'도 조만간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불 등 세탁이 어려운 빨랫거리를 수거해 세탁 후 배달하는 것이다.

수거와 배달은 사회복지봉사단, 예비군 중대, 대학생 중 희망자들이 맡게 된다.

또 소양동주민센터도 삭막했던 센터 입구에 상시로 열리는 무인 장터를 운영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센터와 지역 사회복지봉사단은 지난 5월부터 주민센터 입구에 '나누고(GO), 희망고(GO), 희망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단원과 주민센터 직원들이 기증한 의류나 신발, 장난감 등을 무인 판매하는 것으로 물품 하나에 500원부터 5천원까지 다양하다.




물건은 사는 사람이 돈을 자발적으로 모금함에 넣는 방식으로 4개월간 130여만원이 모였다.

수익금은 연말 김장김치를 담가 불우이웃 200여 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한시적으로 운영을 시작했지만, 주민이나 주민센터 방문객의 높은 참여로 연중 운영을 할 방침이다.

김용기 소양동주민센터 총무담당은 "주민센터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 기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민원 업무를 보고 가면서 기부를 하는 등 센터가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후평3동에는 '미리내 운동'이 펼쳐져 관심이 높다.

마을 주민이 지정된 식당에 음식값을 먼저 내면 어려운 이웃이 찾아와 식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나눔 운동이다.

고령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는 이웃을 위해 주민의 자발적 기부로 음식을 제공해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다.

이희철 교동 행정복지센터 동장은 "평소 주민들의 행정업무를 주로 담당하던 주민센터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실질적인 복지공간으로 새롭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h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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