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채구 강진때 하필 '지진 뮤지컬' 보던 수천명 긴급대피

입력 2017-08-09 18:43   수정 2017-08-18 10:26

中 구채구 강진때 하필 '지진 뮤지컬' 보던 수천명 긴급대피

10년 전 원촨지진 소재 공연보던 수천명 혼비백산…사망 1명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지난 8일 밤 중국 쓰촨(四川)성 아바(阿패<土+覇>)주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현에서 규모 7.0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지진 관련 공연을 관람하던 관객들이 혼비백산해 긴급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9분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주자이거우 관광지 내 첸구칭(千古情)연기예술센터에서는 마침 지난 2008년 5월 같은 쓰촨성에서 발생한 원촨(汶川)지진을 소재로 한 '다아이우장(大愛無疆)'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었다.

이 때 공연장 내에는 관광성수기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온 수천명의 관광객이 이 공연을 관람 중이었다. 나중에 공연장 직원 1명이 숨진 사실이 드러났다.

신경보는 "뮤지컬이 5D 화면과 첨단기술로 원촨지진의 참혹한 장면을 재현했으며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며 주택이 무너진 장면을 재현했다"며 "공연 도중 갑자기 공연장 전체와 수천개의 관람석이 강하게 진동했고 많은 물이 순식간에 쏟아져내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관객들의 눈앞에서 공연장 벽체가 흔들리자 이는 무대효과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는 사실과 연극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순식간에 알아채고 관객들은 대피에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뮤지컬 공연장 안에) 단체 관광객이 아주 많았고 지진 발생 시 현지에선 여러 편의 대형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장에 있던 한 관객은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고 분명 무대효과는 아니라고 느꼈다"면서 "극장 내 여기저기서 '지진이다'는 고함소리가 나고 공포감에 휩싸인 채 출구쪽으로 떠밀려 갔다"며 급박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수많은 여행가이드와 공연장 직원들이 출구에서 '모두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라'고 소리쳤지만 효과는 없었다"며 "혼란 속에서 일부 관객이 떠밀려 부상당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진으로 19명이 숨진 가운데 구조작업 끝에 9일 오전 1시께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렸던 공연장 여직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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