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NYT…'미-소 냉전' 아이젠하워·케네디 '절제된 발언'과 대조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는 강경한 용어로 북한에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발언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 전에 "항복하지 않으면 지구상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로 공중에서 폐허의 비(a rain of ruin)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루먼 대통령의 표현에 비춰보면 "세계가 이전에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핵 공격 경고'를 의미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AP통신은 "트루먼 대통령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을 때 했던 연설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화염과 분노'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백악관도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1945년 트루먼 전 대통령의 '원자폭탄 투하' 경고메시지 이후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군사적 수사라고 지적했다.
1950년대 옛 소련의 니키타 흐루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미국을 묻어버리겠다(we will bury you), "우리는 소시지처럼 쉽게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 등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지만,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맞대응을 자제하며 발언을 절제했다.
1960년대 이른바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에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흐루시초프 서기장에 대해 "끝없는 파괴의 수렁에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절제된 언어를 구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