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엄포용인가 의지 담았나…'화염·분노' 발언 해석 분분

입력 2017-08-1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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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엄포용인가 의지 담았나…'화염·분노' 발언 해석 분분

"트럼프, 전쟁옵션 보고받아"…"北에 더해 시진핑에 경고 메시지"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는 표현을 써가며 초강성 발언을 쏟아낸 의도를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 대해 또다시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인지, 아니면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구체적 '행동'까지 염두에 둔 것인지 그 배경에 관심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현지시간)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지지자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시선을 끌기 위해 김정은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반대편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참혹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쟁으로 갈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경우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다른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옵션도 제시(보고)받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북한에 대한 엄포든 의도를 가진 믿을만한 표현이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한반도)에서 '외교 방정식'을 휘저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마크 두보위츠는 "이전 대통령들이 직면했던 것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면서 "그동안 워싱턴에서 나오는 정상적인 외교 레토릭이 김정은 정권을 설득시키는 데 실패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보복 수단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뿐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경고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대한 것만큼 시진핑 주석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상황은 전쟁 위험이 있다는 것을 중국과 시 주석을 납득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가정보위원회 의장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유엔 차원의 제재보다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게 시 주석에 대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993년 방한했던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에서 "평양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그것은 북한의 종말일 것"이라고 언급한 연설내용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도 똑같은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공언한 게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나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면 끝장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라면서 "북한의 오판을 예방하기 위해 현 상황에서 필요한 '억지(deterrence)'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를 했던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는 "폭발성이 강한 발언은 북한 김정은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험한 길'"이라면서도 "보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외교적 관례를 뒤엎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호와 일관된 것"이라고 말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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