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파롤린 국무원장, 러시아행…교황 러시아 방문 성사될까

입력 2017-08-10 05:00  

교황청 파롤린 국무원장, 러시아행…교황 러시아 방문 성사될까

20∼24일 방러…푸틴·키릴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와 회동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교황청 서열 2위로 꼽히는 피에트로 파롤린(62) 국무원장이 러시아에 간다.

역대 교황이 러시아에 공산 정권이 들어선 이래 러시아 땅을 한번도 밟지 않은 가운데, 그의 이번 러시아행이 교황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성격을 띤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파롤린 추기경이 오는 20∼24일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를 잇따라 만난다고 9일 보도했다.






교황청 외무장관 역할을 하며 대외 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파롤린 추기경의 이번 러시아행은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 간의 관계 증진을 위한 것이다. 그가 러시아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이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 사이의 상호 존중, 협력 관계를 공고히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냉전이 끝났음에도 이념적 대결이 단기간에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후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이번에 러시아에 가는 것은 교황의 방문을 준비하는 성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신의 도움이 있으면 이번 방문에서 (교황의 러시아 방문과 같은) 그런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러시아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해 밝혀왔다.






교황은 작년 2월에는 쿠바에서 키릴 총대주교를 만나 종교 간 화해와 화합을 논의한 바 있다.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 수장 간의 1천년 만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은 두 사람의 당시 회동은 두 종교 간 역사적인 화해의 계기로 평가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2013년 즉위 이래 2차례 면담했다.

한편, 교황청은 러시아 정교회,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의식, 러시아가 2014년 크림 반도를 복속한 것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 긴장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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