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 강화 방향엔 공감…"재원대책 미비" 비판
"천사 가면 쓴 장밋빛 환상의 포퓰리즘…5년뒤 건보료 폭탄 부메랑"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김동호 기자 = 야권은 10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에 대해 '선심은 문재인 대통령이 쓰고, 부담은 국민이 짊어지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야 3당은 국민 의료비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비급여 진료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문재인 케어' 방향에는 공감을 표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재원대책이 미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가재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비급여 대상을 줄여나가고, 어린이 난치병, 더 나간다면 미성년자가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국가가 치료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며 방향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문제는 결국 국가의 재정"이라면서 "178조 원(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국정운영 계획 실행을 위한 재원) 추계금액에 대해서도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를 못 내놓고 있는데 대통령이 온갖 장밋빛 환상을 국민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식 인기영합 퍼주기 정책은 천사의 가면을 쓴 전형적인 포퓰리즘 복지정책"이라며 "한번 시작하면 거둬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건보) 적립금을 여윳돈처럼 털어 쓰면 건보 금고는 펑크가 나고 말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선심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산타클로스도 이렇게는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건강보험이 나아갈 방향으로서 (문재인 케어의) 큰 틀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재원 마련 방안이 빠진 대책이 5년 뒤 '건보료 폭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재정 추계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실행해 무리가 없는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의 대책은 대체로 환영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지만 문 대통령이 선심과 인심은 다 쓰고, 부담은 국민이 지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도 '문재인 케어'가 발표되자마자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세종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 암이나 희귀병처럼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고액 질환들에 대해 건강보험이 도와주는 게 사회보험의 본질인데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이 거꾸로 가면) 실제 건강보험이 이루려고 하는 목적은 이루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면서 "바른정당은 건강보험 보장성도 강화하면서 재정은 바닥나지 않게 하는 안을 갖고 있으니 저희와 협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저는 복지 등 정부의 여러 지출은 세금과 같이 속도를 맞춰 가야 한다고 늘 강조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세금이나 재원은 아무 대책 없고 선심 쓰듯 정책만 발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돈이 대체 어디서 나오느냐. 하늘에서 뚝 떨어지느냐"며 "이렇게 비현실적인 정책을 펴는 건 아마추어 정부 같다"고 비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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