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위 선수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 3회전 상대는 42위 만나리노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6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랭킹 13위 다비드 고핀(벨기에)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로저스컵(총상금 466만 2천300 달러) 16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10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단식 2회전에서 고핀을 2-0(7-5 6-3)으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현은 올해 5월 BMW오픈에서 가엘 몽피스(프랑스)를 꺾은 것이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를 잡아낸 사례였다. 당시 몽피스의 순위는 세계 16위였다.
이번에 세계 13위인 고핀을 물리친 정현은 이로써 이달 말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전망을 밝혔다.
또 올해 들어서만 16위였던 몽피스와 13위 고핀을 연달아 제압하며 '톱10'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는 잠재력도 확인했다.
정현은 1세트 게임스코어 6-5로 앞선 상황에서 고핀의 서브 게임을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고핀의 서브 게임이 듀스까지 진행됐고 정현이 세 차례나 세트 포인트를 잡고도 이를 살리지 못하는 양상이 되풀이되다가 끝내 정현이 게임스코어 7-5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정현은 2세트 시작하자마자 다섯 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5-0을 만들어 고핀을 몰아세웠다.
지난해 2월 고핀과 첫 맞대결을 벌여 0-2(3-6 1-6)로 완패했던 정현은 1년 6개월 만에 통쾌한 설욕전을 펼쳤다.
올해 5월 프랑스오픈 3회전에 오르며 선전한 정현은 이후 발목 부상으로 6월 윔블던에 나가지 못했다.
지난달 말 ATP 투어 애틀랜타 오픈을 통해 복귀했으나 1회전 탈락했고, 지난주 시티오픈에서도 첫판에서 짐을 쌌다.
그러나 전날 1회전에서 펠리시아노 로페스(28위·스페인)를 2-1(6-1 4-6 7-6<7-3>)로 꺾으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정현은 이날 고핀까지 따돌리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대회는 일반 투어 대회 가운데서는 가장 등급이 높은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다.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는 메이저 대회 바로 다음 등급으로 1년에 9개 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 톱 시드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2번 시드는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받았다.
정현의 3회전 상대는 아드리안 만나리노(42위·프랑스)로 정해졌다. 정현과 만나리노는 이번이 첫 만남이다.
정현이 만나리노까지 물리치면 톱 시드인 나달과 준준결승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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