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개표 결과론 케냐타 대통령, 야권 오딩가 후보에 10% 앞서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케냐 대선 최종결과 발표가 계속 지체되는 가운데 야권후보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잇따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케냐 주요 일간 '데일리 네이션'은 지난 8일(현지시간) 대선이 치러진 뒤 지금까지 최종결과 발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케냐 전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졌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2007년에도 케냐 대선 직후 발생한 유혈사태로 최소 1천 100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는 다시 한 번 교차점에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97% 이상의 잠정개표 결과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이 53.85%(805만2천124표)를 얻어 44.54%(666만313표)에 그친 라일라 오딩가 야권후보에 139만 표 이상 앞서 있다.
이에 따라 재선에 도전한 케냐타 대통령의 승리가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아직 공식 개표 결과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최종 발표 시점도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케냐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실시 후 1주일 이내로 최종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케냐타 대통령과 오딩가 후보 측 간 긴장은 오딩가 후보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오딩가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커가 선관위 데이터베이스에 침투해 집계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나온 뒤 수도 나이로비뿐만 아니라 야권 성향이 강한 남부 키시 카운티와 서부 키수무 등지에서 오딩가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이 시위를 벌였다.
폭동 진압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전날 밤 타나리버 카운티 개표소에서는 공격자들이 난입해 투표함과 선관위 직원의 컴퓨터를 부수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 에즈라 칠로바 케냐 선거관리위원장은 "우리 선거 관리 시스템은 철저하다"며 "투표 기간은 물론 전후에도 선거 시스템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케냐 대선을 감시한 국제참관인단도 "이번 선거는 신뢰할만하다"며 "최종결과는 케냐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냐에서는 2007년 당시 대선이 끝나고서 종족분쟁 양상의 유혈사태가 발생해 두 달간 최소 1천 100명이 숨지고 60여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2007년에도 대선 후보로 나선 오딩가는 그때도 "표를 도둑맞았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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