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얌전하던 곰이 겨울잠도 아닌 여름잠을 자더니 사납게 돌변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얘기다.
전반기를 5위로 마친 두산은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후반기 21경기에서 17승 1무 3패의 무시무시한 기세로 3위로 치고 올라갔다.
두산의 후반기 승률은 0.850에 달한다. 이제 2위 NC 다이노스와 1.5게임 차에 불과하다.
두산은 9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6-12로 패해 연승 행진이 8경기에서 중단됐지만 연패에 빠지지는 않았다.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서 7-4로 승리하면서 후반기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며 '왕조'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반기에는 엇박자가 많이 났다. 부상 선수가 속출한 영향이 컸다.
선발의 한 축인 마이클 보우덴은 어깨 부상으로 오랜 기간 재활했고 포수 양의지와 외야수 민병헌은 투수가 던진 공에 손가락뼈가 부러져 외국까지 가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이 모두 복귀하면서 두산은 '완전체'에 가까워졌다.
현재도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지만, 류지혁이 그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두산은 이날 하마터면 연패에 빠질 뻔했다.
보우덴이 4회말 의도치 않게 속구로 넥센 장영석의 헬멧을 강타하면서 바로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보우덴이 3⅓이닝만 소화하고 강판당하면서 두산은 급히 불펜을 가동했다.
넥센 역시 공격력이 만만치 않은 팀이라 불안감이 커졌지만 김명신, 김승회, 김강률, 이용찬 등 불펜진은 남은 5⅔이닝을 2실점으로 잘 막아 팀의 승리를 지켰다.
KIA는 2위 NC와 다소 격차가 있는 선두다.
3위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이 어렵다면 2위로라도 페넌트레이스를 끝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래야만 포스트시즌에서 조금이라도 체력을 아껴 한국시리즈 3연패 도전에 힘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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