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으로 각종 동원 통해 제재 속 결속 도모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미국령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위협한 북한은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은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완성해 공화국 핵무력의 총사령관 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대기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 말대로라면 북한의 괌에 대한 포위사격이 실제 이뤄지더라도 실행까지는 ▲ 8월 중순까지 전략군의 사격방안 성안 과정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결재 ▲ 발사 등의 단계가 남아 있는 셈이 된다.
북한은 이런 여러 단계의 과정마다 미국의 대응이나 움직임을 보면서 새로운 위협이나 결정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위협 지수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최근 거의 실시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미군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반응을 보여 왔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11일 "북한은 이번 괌 포위사격 방안이 미국의 선제공격 등에 대응하는 조치임을 여러 차례 밝히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에서 나오는 메시지와 대응 행동,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통해 위기가 지속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정해놓은 일정표대로라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치러지는 이달 말에 북미 간의 대립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로버트 칼린 전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은 10일(현지시간)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주최한 전화토론회에서 "북한은 최대한 극적인 것을 선택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드라마틱한 전개와 성명, 사건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북한은 동시에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위기의식을 고취해 결속을 다져나가는 작업도 강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잇단 도발 선택과 이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더 강한 제재로 주민들의 삶이 팍팍해지는 만큼 체제유지를 위해 주민들을 묶어내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민 10만 명을 동원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정의의 행동'을 선언한 '정부 성명'을 지지하는 궐기모임을 가진 북한은 10일에는 우리의 국방부와 경찰청 격인 인민무력성과 인민보안성에서 집회를 열었다.
또 중앙TV는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에 접하고 함경남도와 평안북도, 황해북도 안의 청소년·학생들이 조선인민군 입대, 복대(재입대)를 탄원하고 있다"며 "탄원 모임들이 9일에 각각 진행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탈북자는 "실제 북한 주민들도 현재 상황에 심리적으로 위기의식을 크게 가지면서 미국에 대한 적개심도 커질 것"이라며 "북한은 이런 주민들의 심리를 결속에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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