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품은 폭스콘, 日 JDI에도 눈독…"연합해 한·중에 대항"

입력 2017-08-11 11:16  

샤프 품은 폭스콘, 日 JDI에도 눈독…"연합해 한·중에 대항"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의 대표적 전자업체 샤프를 인수한 지 1년째를 맞은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역시 위기의 재팬디스플레이(JDI)에도 추파를 던졌다.

폭스콘이 파견한 샤프 다이정우(戴正吳) 사장은 10일 위기에 처한 LCD패널 대기업 JDI 재건에 대해 "샤프가 주도하면 자신이 있다. 흑자화를 이루고 기술 유출도 없다"고 지원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LCD 주요 기술을 일본 내에 보존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히노마루(일장기)연합'을 결성해 업계 1위인 한국 삼성전자나 부상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 대항하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다이 사장은 샤프 본사가 있는 오사카부 사카이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TV나 전자기기 등 용도가 다양한 디스플레이 사업은 "히노마루연합으로 한국이나 중국에 맞서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이날도 그는 "(해외세력에)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지는 것은 부끄럽다"고 말했다. 중국기업의 JDI 출자안에 대해서는 "일본정부 자금이 투입된 JDI가 중국기업이 되고 만다"고 부정적이었다.

JDI를 향한 샤프의 구애에는 감추어진 사정이 있다. 샤프에 당장은 없지만 JDI는 갖고 있는 OLED다. OLED는 전기소비는 적으면서 정밀도가 높고 휘어지기도 해 용도가 급속히 확산 중이다.

OLED는 스마트폰은 물론 TV나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 많은 전자제품에서 사용이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중소형을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국 삼성전자 뿐이다.

1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샤프는 내년부터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지만 양산화 시기는 아직 특정하지도 못한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JDI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JDI는 경영 재건의 핵심 축으로 하는 OLED 기술을 이미 갖추어 2019년에는 양산하려 하고 있다. 샤프 보다 앞선 양산화 일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샤프로서는 JDI와 손을 잡으면 OLED 기술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일본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다만 샤프와 JDI는 사업이 중복되는 분야가 많은 것이 장벽이다. 샤프가 JDI를 인수하려면 독점금지법상 문제가 생긴다고 보고, 출자 이외의 지원이나 협력을 모색 중이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작년 봄 샤프 인수를 둘러싸고는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샤프의 LCD사업을 JDI와 통합하는 구상을 내비친 적이 있다. 결국 샤프가 폭스콘 산하로 들어가면서 이 구상은 무력화됐다.




그런데 과거엔 인수 대상이었던 샤프가 이번에는 산업혁신기구가 최대주주인 JDI 경영재건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얄궂은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소개했다.

폭스콘 산하로 들어간 샤프는 지난 1년간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2017년 2분기 결산은 2분기로서는 7년만의 흑자를 이뤘다. 흑자는 2016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이다.

샤프 주가도 1년 사이 4배 수준이 되어 10일 종가는 382엔(약 4천14원)이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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