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 보낼 단독주택 착공…용인시·시민·종중·기업 십시일반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남은 삶을 고향에서 보낼 수 있게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11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고향 땅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고향 주택 건립 착공식에 참석한 오희옥(91·여) 지사는 연신 감사함을 표시하며 목이 메었다.
이날은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그의 소망을 접한 용인시, 시민, 기업, 해주오씨 소종중이 한마음으로 참여해 고향 땅에 오 지사가 여생을 보낼 주택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뜨는 날이다.
시민·공무원 성금과 기업의 재능기부로 짓게 될 오 지사의 주택은 오는 12월 완공된다.
다음은 오 지사와의 일문일답.
-- 고향에 가고 싶은 꿈이 현실이 됐다. 소감은.
▲ 공무원들과 정찬민 시장님, 시민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다. 너무 고마워서 말이 잘 안 나온다. 용인시와 시민의 큰 도움이 있었다.
-- 얼마 만에 고향으로 가는 건가.
▲ 나는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시던 만주에서 태어났으니 엄밀히 말하면 용인 원삼이 고향이 아니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고향이다. 늘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해방 이후 귀국하고 나서 1961년부터 8년간 원삼의 초등학교(원삼초 분교로 기억)에서 교사로 일했다. 그 이후 서울로 이사하였고, 지금의 수원보훈복지타운에서 21년간 살아왔다.
-- 원삼 집에서는 어떤 삶을 꿈꾸는가.
▲ 이제는 몸이 많이 망가져서 한 달에 두세 번씩 서울의 보훈병원에 가야 한다. 친구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좋은 공기와 경치 속에서 산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어릴 적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할 때 시작한 서예를 계속하고 싶다. 당시 김구(독립운동가·정치가) 아저씨가 "희옥아, 팔꿈치를 들고 써라"라고 지도해 주신 게 늘 기억난다. 지금 사는 보훈복지타운에서도 서예 모임을 만들어 늘 서예를 하고 있다.
-- 독립운동가로서 후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우리나라는 분단으로 약소국이 됐다. 빨리 통일을 이뤄 우리나라를 튼튼하게 해야 외국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 못한다. 한국 사람은 모든 면에서 출중하고, 재능있는 민족이어서 충분히 통일을 이룰 수 있다. 통일만 되면 우리나라가 강해질 수 있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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