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스마트폰 카메라 제조장비 세계시장 내 손에"…강기석 씨

입력 2017-08-11 16:00  

[사람들] "스마트폰 카메라 제조장비 세계시장 내 손에"…강기석 씨

홍콩·중국서 '레이저 마이크로 젯 솔더링' 생산·유통해 200억 매출




(호찌민<베트남>=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를 만드는 공정에서 선과 선은 납땜으로 연결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인두로 했지만 갈수록 스마트폰이 진화하면서 레이저 장비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레이저 장비가 '마이크로 젯 솔더링'으로 볼린다. 그리고 강기석(55) 레이저발아시아·레이저발차이나 대표는 이 장비를 홍콩과 중국에서 제조해 전 세계 시장에 유통한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는 '2017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아시아대표자대회 및 차세대 통합 창업 무역스쿨'에 참가한 강 대표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장비의 세계시장 90%를 장악하고 있다"며 "삼성, 애플 등에 모듈을 제작해 납품하는 업체가 우리의 고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갈수록 정밀화를 요구하기에 시장은 확대하고 있고, 카메라 모듈뿐만 아니라 전자부품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시장은 더욱 무궁무진하다"며 "이 장비는 불량률 1% 미만에 스피드도 빨라 스마트폰 카메라 제조 및 전자부품 업체들이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 모듈은 사진 및 동영상 기능 외에 안면인식, 가상현실 그리고 3차원 이미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멀티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스마트 자동차에 필요한 카메라도 급속 발전하고 있어 레이저 장비 시장은 확대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강 대표는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한가지 아이템으로 한우물을 판 덕분에 연간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을 일궜다.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1988년 호주 유학을 떠났다. 3년 뒤 귀국한 그는 지인의 소개로 일본에 건너가 레이저 장비업체에서 일하면서 이 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일본말도 못하고, 레이저에 대해 전혀 몰라 고생을 많이 했지요. 글로벌 마케팅을 하면서 기술을 체득했고, 나중에는 회사 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창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그만두고 홍콩으로 왔지요."

2003년 홍콩에 첫발을 디딜 당시 그곳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가 휩싸였다. 이탈리아에서 기술 전수를 위해 오기로 했던 엔지니어가 공항에서 돌아가는 일도 터졌다. 6개월을 아무일도 못하다 결국 의사 진단서를 보여주고 설득한 끝에 이탈리아 엔지니어를 홍콩으로 초청해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는 이듬해 직원 2명과 함께 자체개발한 레이저 장비인 '마이크로 젯 솔더링'을 생산하는 '레이저발아시아'를 차렸다.

"지금은 직원만 100명이 넘습니다. 중국 선전에 공장(레이저발차이나)을 냈고요. 가끔 엔지니어가 말을 안 듣는 경우가 있어 애를 먹기도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전 세계 레이저 장비 시장은 10조원 정도라고 합니다. 우선 저의 1차 목표는 1천억 원을 빼먹는 것입니다."

그는 기업 경영의 제1조건으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한다, 좋은 인연이 좋은 네트워클 만들고, 곧 그것이 성공 비결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가 전 세계 73개국 147개 도시에 지회를 둔 월드옥타 문을 두드린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면 을 도움을 주고받는 상생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호찌민 무역스쿨에 참가한 청년들에게도 그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시장을 누비기 위해서는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익힐 것을 주문했다.

강 대표는 대전대, 충남대 등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에 나서기도 한다. 경험담을 전하면서 강조하는 것이 "꼭 한우물을 파면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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