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대표팀의 눈물…홈 이점 없이 평창올림픽 나간다

입력 2017-08-11 16:57  

컬링대표팀의 눈물…홈 이점 없이 평창올림픽 나간다

강릉컬링센터에서 경기 못 해보고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눈물겨운 요청 "관중 있는 국내 대회 열어주세요"




(의성=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컬링 국가대표 선수단이 홈 이점 없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컬링대표팀은 홈 관중의 응원을 경험하지 못하고 평창올림픽에 나서야 한다.

컬링대표팀 선수단은 11일 경북 의성컬링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홈에서 하는 평창올림픽 무대가 오히려 더 불리하게 됐다"며 "올림픽 전까지 모의고사 격의 국내 대회를 열어달라"며 간곡히 호소했다.

평창올림픽에선 국내 팬들이 몰려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런 홈 관중의 응원전을 한국 컬링대표팀이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릉컬링센터(3천500석)가 완공되기 전까지 관중석이 있는 국내 컬링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동안 컬링대표팀은 관중석이 없는 의성컬링센터나 태릉 컬링장에서 조용한 분위기의 '무관중 경기'를 펼쳤다.

강릉컬링센터가 완공돼 '관중 속 경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가 생겼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강릉컬링센터는 장애인 세계 선수권 대회와 주니어 세계 선수권 대회를 유치한 뒤 지난 3월 시멘트 바닥 곳곳에서 균열이 나 개점 휴업했다.

대표팀에선 주니어 대회에 참가한 이기정, 이기복(이상 경북체육회)을 제외하면 홈 관중 응원 소리를 들으며 스톤을 굴려본 선수가 없다.

여자 대표팀 김민정 감독은 "컬링은 스톤을 놓는 손끝 감각이 매우 중요하고 매시간 집중해서 전략을 짜야 하는 '멘털 게임'"이라며 "미세한 차이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홈 관중의 응원 소리를 적응하고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외국팀보다 더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부디 올림픽 전까지 관중이 들어오는 대회를 개최해 우리 선수들이 적응을 마치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선수들은 악전고투 중이다. 여자 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정은 "매일 자기 전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에서 스톤을 굴리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상상력만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멘털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믹스더블 이기정은 "컬링 선수들에겐 심리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연맹에 심리상담 지원을 요청했는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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