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 상당수 대기업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우선 정책에 호응해 당초 계획보다 채용을 늘리는 분위기이지만 '역대 최대 위기'에 놓인 조선과 자동차 업계는 고용 확대에 나서기 힘든 형편이다.
'일감 절벽' 속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없고, 내수·수출 동반 부진에 시달리는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수준 채용 규모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표정이다.
12일 조선·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규모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못하고 있다.
다만 연구개발(R&D)과 설계 분야 등 필수인력에 한해 소규모로 신입·경력 사원을 일부 채용하는 정도다.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에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신입사원 700명, 경력사원 300명 등 1천여 명의 신규 인력을 선발해 왔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하반기부터,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대규모 신규 채용이 중단됐다.
원래 연간 400명 가량 신입사원을 채용해 온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희망퇴직으로 1천400명을 내보냈다. 올해 역시 희망퇴직과 1개월 이상 순환휴직을 추진 중이다.
대우조선은 작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재개하려다 무산됐고, 오히려 희망퇴직을 통해 임직원 수를 2천여명 줄였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향후 1년 이상 일감 절벽이 이어지는 한 채용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생산·수출이 모두 뒷걸음질하고 파업과 통상임금 소송까지 겹쳐 '역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자동차 업계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룹 전체로 작년 수준인 1만명 안팎을 올해 상·하반기에 나눠 채용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금년 하반기 연구소·품질·디자인·영업·제조 부문에 걸쳐 90여 명(신입 30명·경력 60명)을 뽑을 예정이다.
올해 채용 목표 170여 명은 2012년 경영위기 당시 약 900여 명이 희망퇴직한 뒤 최대 규모라지만, 지난해 100여명에 이어 2년째 100명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3년간 누적 순손실액이 2조원에 이르는 한국지엠(GM)도 대규모 신규 채용을 고려할 입장이 아니다.
한국GM 관계자는 "경영환경 상 고용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규모 신입 공채 계획은 없고, 지난해 수십 명을 수시 채용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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