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대표팀엔 가족만 7명…"사랑으로 평창올림픽 도전"

입력 2017-08-11 18:01  

컬링대표팀엔 가족만 7명…"사랑으로 평창올림픽 도전"

부부 감독에 형제, 자매 선수 "힘들 때마다 버팀목 되어줘"




(의성=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컬링대표팀은 가족의 끈으로 똘똘 뭉쳐있다.

남녀 대표팀, 믹스더블(혼성) 등 컬링 3개 종목 대표팀은 총 3명의 지도자와 11명의 선수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7명이 가족이다.

먼저 믹스더블 대표팀 장반석(35) 감독과 여자 대표팀 김민정(36) 감독이 부부다.

두 지도자가 컬링에 투신한 건 김민정 감독의 아버지인 대한컬링경기연맹 김경두(61) 부회장의 영향 때문이었다.

김경두 부회장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의 컬링전문경기장인 의성컬링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불모지였던 한국 컬링을 개척한 인물이다.

김민정 감독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2015년까지 경북체육회 실업팀 소속으로 컬링 선수 생활을 했고 이후 지도자로 전향했다.

김민정 감독의 남편인 장반석 감독도 아내의 영향을 받아 컬링 지도자로 변신해 의기투합했다.

김경두 부회장이 뿌린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의성컬링센터에서 중학교 때 방과 후 교실로 컬링을 배운 '동네친구' 김선영(24)과 김경애(23)가 경북체육회 실업팀 소속 컬링 선수가 됐고, 김경애의 언니인 김영미(26)가 합류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김민정 감독의 동생인 김민찬(39)이 경북체육회 남자실업팀에 합류한 뒤 춘천 출신인 쌍둥이 컬링 선수 이기복과 이기정(22)이 경북체육회에 합류하면서 거대한 가족팀이 완성됐다.

이기정이 속한 믹스더블팀과 이기복, 김민찬이 속한 남자실업팀, 김경애-영미 자매가 있는 여자실업팀은 모두 지난 5월 평창올림픽 선발전에서 우승해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현재 의성컬링센터 앞 숙소에서 동고동락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11일 의성컬링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족의 힘이 대표팀의 버팀목이라며 입을 모았다.

믹스더블 장반석 감독은 "부부가 경주마처럼 앞만 보며 컬링에 몰입하고 있다"라며 "목표가 뚜렷해 분명히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가족의 힘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남자 대표팀 김창민(32)은 "경기에서 지면 정신적인 타격이 심해 운동을 그만하고 싶다는 좌절감이 드는데, 가족이 있으면 버텨내기가 수월하다. 옆에 있는 우리도 많은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 임명섭(34) 감독은 "컬링은 워낙 경기 시간이 길고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해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라며 "분명히 한 번쯤은 실수가 나오는 종목인데, 이기정-기복 형제는 힘들 때마다 서로에게 힘이 돼 주며 극복하더라. 가족의 힘이 대표팀 경기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컬링은 전 세계적인 '패밀리 스포츠'다. 팀워크가 경기력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가족이 한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매우 많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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