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텅텅 빈' 주자이거우…관광객 가득했던 거리 적막감

입력 2017-08-11 23:00  

[르포] '텅텅 빈' 주자이거우…관광객 가득했던 거리 적막감

구조대·복구인력 외 출입금지…"허가증 있어도 하루 이상 대기"

주자이거우 일대 관광지 모두 한산…숙박업소·식당 자체 휴업




(주자이거우<중국 쓰촨성>=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휴가철 주자이거우는 사람으로 가득한데 올해는 지진 때문에 개미 한 마리 없게 됐다."

지난 8일 저녁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쓰촨(四川)성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 현에서 만난 현지 주민은 지진으로 관광객이 물 밀듯 빠져나가고 적막감이 감도는 주자이거우의 현 상황에 관해 묻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자이거우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11일 오전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출발해 2008년 쓰촨 대지진 진원지인 원촨(汶川)현을 지나 출입이 통제된 송판 현을 우회해 12시간을 넘게 달려 주자이거우 현에 도착했다.

지진으로 텅텅 빈 주자이거우의 모습과 달리 현 입구에 세워진 환영 팻말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손님을 맞았다.

현 초입에는 구조작업과 복구 작업을 위해 구조대와 복구장비들이 바삐 오가고 있었다.

지진 발생 나흘째가 되어선지 관광객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일반 차량은 눈에 띄지 않았다. 손님이 찾아올 리 없는 식당과 상점들도 모두 문을 굳게 닫은 채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더했다.





현 초입에서 시내 중심으로 나 있는 도로를 쭉 따라 들어가자 도로 양쪽으로 쏟아져 내린 낙석이 철망에 걸린 채 지진이 남긴 흔적을 그대로 담아두고 있었다.

맞은편 차선에서는 비상등을 켠 채 긴급히 내달리는 구급 차량과 짐칸을 비운 채 돌아가는 구호물자 운송 차량이 가끔 눈에 들어왔다.

10여㎞를 달려 주자이거우 현 중심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다다르자 통행을 막는 공안과 그 앞에 기다랗게 줄지어 서 있는 트럭들이 보였다.

주자이거우 현까지 오면서 지나쳐온 바리케이드와는 공안과 경찰 차량이 두 배 이상 많았다.

기자가 출입이 가능한지 묻자 공안은 아무 말 없이 바리케이드 앞쪽에 서 있는 트럭 행렬을 가리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맨 앞쪽에 서 있는 트럭 운전사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그는 통행 허가증을 내보이며 "통행증이 있어도 하루 넘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면서 "아마 진입 도로가 지진으로 훼손돼서 대형 차량 통행 회수를 제한하는 것 같다"고 지친 표정으로 대답했다.




구호물자를 운송해 온 운전사 창제(長濟·43)씨는 "앞쪽 통제 구간을 쉽게 통과해 주자이거우에도 문제없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10시간 넘게 대기 중"이라며 "구호물자도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바리케이드 앞에서 차를 돌려 주자이거우 현을 빠져나와 인근 관광지인 샤오시톈(小西天)으로 방향을 돌렸다.

휴가철 성수기에는 사람으로 가득 차야 할 주변 식당가와 상가에는 무기력한 표정의 상점 주인들만 이따금 오갈 뿐이었다.





많은 상점이 영업을 포기한 채 아예 문을 닫고 자체 휴업에 들어갔다.

20년간 이곳에서 영업을 해왔다는 리펑(李鵬·55)씨는 "지진이 난 이후로 사람들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면서 "예전 같으면 한참 바빠서 일손을 빌려야 할 텐데 지금은 이렇게 손님이 하나도 없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상인은 "어제까지는 그래도 문을 연 식당이 많았는데 주자이거우에 나오는 손님들마저 다 빠져나가자 대부분 식당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주자이거우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유명 관광지인 황룽(黃龍) 역시 지진의 여파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주변 숙박업소 대부분이 손님 하나 없이 한산했다.

현지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왕리헝(王立恒·52)씨는 "그제까지는 그래도 손님들이 제법 있었는데 어제부터는 새로 들어오는 손님도 없고, 예약도 전부 취소됐다"면서 "한동안은 여진 때문에 손님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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