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난민구조 NGO가 내민 지원 손길 거절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는 아프리카, 중동 난민들을 저지하기 위해 유럽에서 난민 구조 NGO에 대한 감시 활동을 벌이겠다고 천명한 반이민 극우단체가 해상에서 연거푸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독일의 난민 구조 NGO '시-아이'(Sea-Eye)는 11일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요청을 받고 해상에서 조난 위기에 처한 극우 단체의 선박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항해 중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의 극우 활동가들로 이뤄진 '세대 정체성'(GI)이라는 단체 소속의 '시-스타'(C-Star) 선박은 엔진에 문제가 생겨 주변에 긴급 구조 신호를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시-아이의 창립자인 마이클 부쉬하우어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조난된 시-스타에서 우리가 가장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현재 이 배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아이는 페이스북에는 "C-스타는 엔진이 망가져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올렸다.
하지만, GI는 트위터에 엔진에 문제가 생겨 다른 선박들에게 알린 것은 맞지만 조난을 당한 것은 아니라고 밝혀 사실 관계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
GI의 대변인은 이후 AFP통신에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진을 끈 것 뿐이었다"며 "주변의 다른 선박들에게 (문제를 알리는) 신호를 보낸 것은 맞지만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아이는 결국 시-스타가 도움을 거부하자 원래 항로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을 차치하고서라도, GI는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며 다문화, 다인종화되는 유럽의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소셜미디어 상에서 크라우딩 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길이 40m짜리의 선박 시-스타를 빌려 지난 달 호기롭게 활동을 개시한 이래 잇따라 문제에 부딪히며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 배는 원래 정박돼 있던 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건너오는 길에서부터 수에즈 운하 통행 거부당하는 등 순조롭지 못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활동가들을 싣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해 리비아 근해로 향하던 지난 달 말에는 정박지 키프로스에서 방글라데시 승조원들을 유럽으로 밀입국시키려한다는 혐의로 억류됐다.
이어 지난 주 혐의를 벗고 간신히 항해를 개시했으나, 물자 보급을 위해 정박하려던 튀니지의 항구 입항이 이들의 활동에 항의하는 튀니지 어부들과 노동조합 활동가들에게 의해 닷새 동안 입항이 저지되며 또 한번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 배는 현재 몰타와 리비아 사이의 해역을 항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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