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팅 전 호주총리 "北 핵포기 않을 것…냉전시대 해법 유효"

입력 2017-08-12 10:28  

키팅 전 호주총리 "北 핵포기 않을 것…냉전시대 해법 유효"

"핵무기 개발, 국가의 존재 이유 돼"…"北을 핵보유국 간주 후 견제해야"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폴 키팅 전 호주 총리가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냉전 시대 소련을 견제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야당 노동당 출신으로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총리를 지낸 키팅은 호주의 권위 있는 외교정책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으며 호주가 더 독자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키팅 전 총리는 12일 자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구사하는 언어와 접근법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뜻과 함께 이같이 말했다.

키팅은 "나는 서방, 심지어 중국의 위협과 제재에도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개발을 그만두지 않으리라고 오랫동안, 특히 이라크에 대한 서방의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과 리비아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전복 이후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키팅은 이어 "지난 4월에도 북한을 완전하고 능력을 갖춘 핵무기 국가로 간주해야 하고, 냉전 중 소련에 했던 것처럼 앞으로 이 나라를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그 이후 전개 상황은 결국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어떤 의미에서는 국가의 존재 이유가 됐기 때문에 김정은과 군부가 서방의 요구에 따르게 되면 그들은 아마 정치적으로 감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덕적으로 모든 핵확산은 좋지 않고 위험하며, 북한처럼 울타리 밖에 있는 정권의 손에 있으면 특히 더 하지만, 이는 1945년 미국의 핵 개발 사업인 맨해튼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순간부터 예견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밖에 키팅 전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맞선 호주 미사일 방어망 구축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빠른 속도의 미사일을 매번 실질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시된다며 비싸고 문제가 많은 장비에 의존하기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고 뛰어난 외교 및 방위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보수성향 자유당 소속 토니 애벗 전 총리와 노동당 출신 케빈 러드 전 총리는 북한 위협에 맞서 호주도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는다면 미국과 맺은 태평양안전보장조약(ANZUS)에 따라 당연히 미국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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