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최근 태풍과 폭염으로 인한 전력위기에도 오는 2025년까지 탈(脫)원전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전 가동 재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12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에 태풍으로 쓰러진 송전탑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대만전력공사 직원의 노고를 치하하며 "우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전력공급 안정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이 총통은 "'제4원전 문제'는 더이상 대만의 선택사항이 아니며 정부가 뜻밖의 천재지변으로 인해 탈원전 목표를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기법이 이미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예정대로 폐기시킬 것을 규정하고 있다고도 했다.
룽먼(龍門) 원전으로 불리는 제4원전은 1999년에 착공됐으나 20여년 가까이 공사중단과 속개, 폐쇄 등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 시운전조차 하지 못한채 가동 여부가 국민투표에 맡겨져 있는 상태다.
차이 총통의 제4원전 언급은 이미 탈원전이 확정된 만큼 4원전은 선택의 여지없지 폐기돼야 한다는 의미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석탄 45.4%, LNG(액화천연가스) 32.4%, 원전 12%, 신재생에너지 4.8%인 에너지생산 구조를 2025년에 LNG 50%, 석탄 30%, 신재생에너지 20%로 바꾼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차이 총통의 탈원전 고수에도 대만내에서는 원전 재가동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송전탑 붕괴로 전력공급이 차질을 빚는데다 불볕더위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예비율이 위험수위까지 떨어진 때문이다.
지난 8일 대만 정부의 국민참여 공공정책 사이트에 올라온 원전 재가동 제안에는 나흘만에 찬성 서명자가 5천200명을 넘어섰다. 서명자가 5천 명이 넘으면 안건으로 공식 발의돼 2개월내 정부가 반드시 회답을 해야 한다.
이 제안은 운영을 중단한 제1원전은 재가동하고 제4원전은 시운전을 시작해 현재의 전력위기를 넘긴 다음 잉여전력으로 녹색에너지 개발에 나서자는 것이 주골자다. 여기에 예비전력 수용량을 상향하고 원전 운영심사 등 원전정책을 전문가들에게 맡기자는 요구사항도 담고 있다.
현재 대만은 북부 신베이(新北)시 스먼(石門)에 위치한 제1원전 진산(金山) 발전소, 완리(萬里)에 위치한 제2원전 궈성(國聖) 발전소, 핑둥(屛東)현 헝춘(恒春)의 제3원전 마안산(馬鞍山) 발전소 등에 각각 2기씩 6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다.
대만은 여름철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지난 6월 수리 중이었던 제2원전 1호기와 제3원전 2호기의 재가동에 들어갔다.
대만의 전력생산 총량은 4만922㎿에 달하는데 이중 원전 발전량은 5천144㎿로 12%를 차지한다.
최근 폭염에 따른 전력부족으로 공공기관이 절전에 나서면서 에어컨 가동까지 제한하면서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고 산업용 전기의 공급제한 조치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산업계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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