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이야마 유타-셰이민과 우승 대결
(도쿄=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 프로바둑 남녀랭킹 1위인 박정환 9단과 최정 7단이 세계페어바둑 최강위전 1회전에서 대만팀을 압도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박정환 9단과 최정 7단은 12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세루리안타워 도큐 호텔에서 열린 세계페어바둑 최강위전 2017 A조 1회전에서 대만의 천스위안 9단-헤이자자 7단을 170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했다.
박정환 9단과 최정 7단은 13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셰이민 6단을 이기면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
이야마 유타 9단-셰이민 6단은 이날 B조 1회전 대국에서 일본의 하네 나오키 9단-후지사와 리나 3단 페어에 18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페어바둑은 남녀가 짝을 이뤄 번갈아 수를 놓으며 상대와 겨루는 바둑이다.
흑팀의 여성이 가장 먼저 착수하고, 백번 여성, 흑번 남성, 백번 남성 순으로 돌을 둔다.
같은 팀의 대국자는 착수 이외의 방법으로 자신의 의도를 짝꿍에게 설명할 수 없다. 오직 바둑판 위의 돌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천스위안 9단-헤이자자 7단은 개인 실력으로는 박정환 9단과 최정 7단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지만, 페어바둑에서 수년간 여러 대회에서 호흡을 맞춰왔기에 안심할 수는 없었다.
지난해 열린 페어바둑 월드컵 2016에서는 천스위안 9단-헤이자자 7단이 준우승을, 박정환 9단-최정 7단은 3위를 거둔 바 있다.
초반에는 다소 팽팽했다.
대국장에서 공개해설을 맡은 조치훈 9단은 "초반에는 흑(대만)이 유리해 보이기도 하다"며 "실력은 한국이 월등하지만, 페어바둑은 호흡도 중요하기 때문에 변수가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대만팀의 대마가 공격당하면서 한국팀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왔다. 박정환 9단과 최정 7단은 어렵지 않게 대국을 승리로 연결했다.
한국기원 사무총장인 유창혁 9단은 "무난하게 이겼다. 실력 차이가 크게 났다"면서 "대만팀의 호흡은 아주 좋았다. 수년간 함께 했으니 그럴 것이다. 하지만 수준의 차이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총평했다.
대국 후 최정 7단은 "전날 박정환 9단과 백보다는 흑을 많이 연구했었는데, 도움이 됐는지 잘 모르겠다"며 밝게 웃었다.
최정 7단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정환 9단이 미모가 뛰어난 헤이자자 7단을 자주 쳐다보지 않으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는데, 박정환 9단이 집중력을 잃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정환 9단은 "결승에 올라 기쁘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서 재밌는 대국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1천만 엔(약 1억200만원)이다. 준우승 상금은 200만 엔이고, 3위는 150만 엔, 4위는 120만 엔의 상금을 가져간다.
제한시간 없이 매수 30초 초읽기를 제공하고, 도중 1분 고려시간 10회를 사용할 수 있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 방식을 적용한다.
착수 순서를 틀리면 벌점 3집을 공제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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