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벨' 이어 '제인 도' '장산범' '그것' 줄줄이 개봉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여름 특수를 겨냥한 공포영화가 쏟아지는 블록버스터 틈바구니에서 입소문을 타고 선전하고 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공포영화 '애나벨':인형의 주인'은 개봉 첫날인 지난 10일 15만4천730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외화 공포물 중 최고의 개봉성적을 올렸다.
첫날 흥행에 힘입어 11일에는 스크린 수를 742개로 늘리며 19만7천807명의 관객을 더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택시운전사', '청년경찰'에 이어 3위였고, 좌석점유율은 59.7%로 1위였다.
이 영화는 제임스 완의 공포영화 '컨저링'에 등장한 인형 애나벨에 어떻게 악령이 깃들게 됐는지를 다룬 영화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애나벨'의 프리퀄(전작보다 앞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 후속작)이기도 하다.
영화는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인형장인 부부가 사고 12년 후 보육원 소녀들과 수녀를 집에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죽은 소녀를 가장한 악령이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이야기는 다소 진부한 편이지만,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는 악령의 손길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면서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앞서 지난달 19일 개봉한 공포영화 '47미터' 역시 요란한 홍보 없이 관객의 입소문만으로 선전했다. 심해로 추락한 상어체험 우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두 자매의 사투를 그린 이 영화는 개봉 첫날 7만2천11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해 6일간 3위를 지켰으며, 현재까지 관객 59만여 명을 모았다.
앞으로도 일주일 간격으로 공포영화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
오는 17일 간판을 내거는 '장산범'은 올여름 극장가를 찾는 유일한 국산 공포영화다. 가장 익숙하면서 듣고 싶어하는 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전설 속의 괴수 장산범을 소재로 했다.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희연(염정아 분)이 도시를 떠나 장산으로 이사 온 뒤 숲 속을 배회하는 어린 소녀를 집에 들이면서 희연의 가족이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소리 스릴러'를 표방한 영화답게 소리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데 집중한다.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정체 모를 '그것'의 섬뜩한 이미지도 심장박동 수를 높인다.
'장화, 홍련' 이후 14년 만에 공포 스릴러로 돌아온 염정아가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의 애끊는 심정을 절절하게 연기했다. 낯선 소녀 역으로 출연한 아역배우 신린아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24일에는 부검소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다룬 영화 '제인 도'가 관객을 찾는다.
3대째 부검소를 운영 중인 토미와 오스틴 부자가 일가족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여인 시체 부검을 시작하면서 부검실에 갇히게 되고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면서 공포에 휘말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제49회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오피셜 판타스틱-스페셜 배심원상을 받았고, 지난달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 첫선을 보였다.
부천영화제 남종석 프로그래머는 "(노르웨이 출신인) 안드레 외브레달 감독은 영어권 데뷔작인 '제인 도'를 통해 전작보다 성숙해진 연출력으로 밀폐된 한 장소에서의 공포감을 훌륭하게 끌어낸다.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도 소름 끼치는 무서움을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다음 달 개봉하는 '그것'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1990년 '피의 피에로'라는 제목의 TV시리즈로 선보인 적은 있지만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들이 사라지는 마을에서 종이배를 들고 나간 동생이 죽은 채 발견되고 범인을 찾아 나선 아이들 앞에 '그것'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로 빨간 풍선을 든 피에로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그것'은 다양한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으로 몰고 간다.
'마마'를 만든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아가씨', '신세계', '올드보이'의 촬영을 맡은 정정훈 촬영감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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