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젊은 정당, 분권·당원정당" 千 "소통·협치, 미스터 개혁"
鄭 "당원 주권주의 실천" 李 "국민의당 메르켈 되겠다"
(서울·공주=연합뉴스) 김남권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 주자 4인방이 12일 중원에서 처음으로 격돌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이언주 의원은 이날 충남 공주시 동학세미나장에서 열린 '여성·청년 핵심리더 워크숍'에 참석해 저마다 당 대표 적임자론을 설파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들 4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처음인 만큼 당 대표 후보 간 신경전도 있었다.
천정배 전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국민의당이 처한 위기의 본질은 패배·조작·불통으로 인한 국민 신뢰 상실이다"며 안 전 대표를 겨냥했다.
한때 안 전 대표를 도울 것이란 관측이 돌았던 이언주 의원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대선 패배와 '문준용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안 전 대표가)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소통 부재나 여러 세력 간의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들을 극복하고 나오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안 전 대표가) 극복이 아직 안 된 거 같아 당 통합과 진로를 봤을 때 심히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극중주의가 구체성이나 삶의 현장에서 체화하는 과정 면에서 (제3의 길을 주장하는) 저보다는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제가 더 낫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극중주의 노선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물음에 "단순한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리 당은 처음부터 중도 개혁 정당으로 시작했고 중도를 실천하고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답했다.
후보자들은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며 청년 당심 공략에도 주력했다.
안 전 대표는 부인인 김미경 교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장 먼저 연설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대로 한두 달 더 우리 지지율이 5% 이하로 머물러 있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 한 일"이라며 "그 위기감 때문에 (당권 도전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정당, 분권 정당, 당원 정당 그리고 민생 정당이 돼야 한다는 네 가지 구체적 비전도 제시했다"며 시도당 바로 세우기와 지역 특화 공약의 강화, 당직 대폭 개방, 전국 청년위원회 개혁을 약속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의 메르켈이 되겠다"며 "기민당이 사민당에 밀려서 거의 소멸 위기에 있었을 때 메르켈 총리는 저랑 같은 46세였다. 메르켈 총리가 기민당을 살리고 혁신시키고 해서 지금의 기민당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청년은 도구가 아니며 육성하고 훈련하고 출마시켜 세대교체가 돼야 당이 제대로 큰다"면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개혁 정신으로 전국 곳곳에 국민의당의 깃발을 꽂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당은 당원과 리더십으로 운영된다. 두 가지가 지금 다 위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바로 당헌 1조를 고치는 작업을 해 권리·권한을 당원에게 부여함으로써 당원 주권주의를 정당 사상 최초로 실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 구청장 25명 중에 절반을 (프랑스 대통령인) 마크롱 (나이) 이하로 하면 좋겠다는 청년들의 제안이 있다. 청년, 여성을 절반 후보자로 채우는 방식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면서 청년정치연구소 설치, 청년 임대주택 건설 당론 및 임대료 지원 명문화 법 추진 등을 약속했다.
천 전 대표는 "내 나이가 귀가 열리는 이순이 된 만큼 당 대표가 되면 청년 여러분과 함께 소통과 협치의 국민의당을 만들겠다"며 "정치, 정당, 민생 개혁의 한길을 걸어 (나를) 개혁의 아이콘, 미스터 개혁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여성이 정치에서 구실을 하려면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며 "민심을 넘어서는, 부당한 의석을 가지는 양당 기득권 중심의 선거제도를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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