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9일 서울교육갤러리…순회전시 100회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배경인 봉평장터에서 꽃 모자를 쓰고 메밀전병을 부치는 윤종하 할아버지. 제주도 한림장터에서 옛 대장간의 쇠망치로 농기구를 만드는 서울대 출신 대장장이 이승태 씨. 김포 양곡장터에서 떡을 만들어 파는 몽골인 간바 씨 부부. 경주 입실장터에서 대기업 다니다 내려온 아들과 함께 찹쌀호떡을 부치는 오공임 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수길은 사라져 가는 '정(情) 문화'를 기록하는 데 몰두한다. 그는 허름하지만 꾸밈없는 인간미가 배인 5일 장터에 꽂혔다. 10년간 전국 535개 장터를 떠돌며 서민들의 애환과 사연을 사진과 글 속에 담아왔다.
작가의 '사진으로 맛보는 대한민국 장터이야기' 전국 중고교 순회전 100회 기념 특별전이 오는 14~29일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교육갤러리에서 열린다.
아이들에게 잊혀 가는 '정 문화'를 전하고자 2013년 11월 작가의 모교인 인천 제물포고교에서 시작된 순회전시가 지난달 서울 잠일고교(99회)까지 5년째 이어졌다.
얼마 전엔 사진과 글을 묶어 '어무이, 비오는 날은 나가지 마이소'(도어즈 펴냄)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작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추우나 더우나 장터의 땅바닥에 털퍼덕 퍼질러 앉은 채로 보따리를 펼쳐 놓고 하루 종일 농산물을 파는 위대한 어머니들의 모습에서 모정의 세월을 느끼고 장인정신을 엿볼 수가 있다"고 말한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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