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1기 신태용호, 고질적인 '수비 불안' 해소할까

입력 2017-08-14 11:49   수정 2017-08-14 16:56

베일 벗은 1기 신태용호, 고질적인 '수비 불안' 해소할까

최종예선 8경기서 10실점…'뒷문 조직력' 강화 절실

'중원의 지휘자' 기성용 대체인력 발탁도 과제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기 신태용호'가 베일을 벗으면서 대표팀의 최대 약점으로 손꼽히는 수비진 구성과 무릎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기성용(스완지시티)의 대체자 선정에 대한 신태용(47) 감독의 복안이 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 감독은 14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에 나설 26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했다.

만 38세의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전북)을 '깜짝' 발탁한 신 감독은 공격진에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는 21살의 골잡이 황희찬(21·잘츠부르크)도 뽑았고, K리그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이근호(32·강원)와 '왼발의 달인' 염기훈(35·수원)까지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아우르며 '이름값'이 아닌 '실력'을 대표팀 발탁 기준으로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이란 및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을 앞둔 신 감독의 최대 과제는 허술한 '뒷문 단속'이다.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8차전을 치르는 동안 11골을 넣어 A조에 속한 6팀 가운데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다. 일찌감치 본선진출을 확정한 이란은 8골(무실점)로 한국에 이어 득점 2위다.

득점은 많았지만, 실속이 없었다. 대표팀은 지난 8경기에서 무려 10실점하며 A조에서 5위로 밀린 카타르와 함께 최다실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승점 20)에 이어 승점 13으로 2위를 달리는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 단 승점 1차다.

이 때문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상이 걸린 한국은 남은 두 차례 최종예선 경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승리를 따내는 게 절실하다.

신 감독은 '1기 대표팀 명단'을 작성하면서 수비라인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동안 U-23 대표팀과 U-20 대표팀을 이끌면서 신 감독 전술은 '공격 전술'에 강점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수비전술 운영에는 의문부호를 남겼다.

신 감독 역시 이런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중국 출장길에 올라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수비자원들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1기 신태용호'에 뽑힌 수비수는 8명이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 3명까지 합치면 수비를 책임지는 선수만 11명이다.

신 감독은 수비진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을 모두 포지션별로 2배수를 뽑았다.






포백(4-back)을 기준으로 중앙 수비자원에는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민재(전북)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왼쪽 풀백에는 김진수(전북)와 김민우(수원)가, 오른쪽 풀백에는 고요한(서울)과 최철순(전북)이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됐다.

다만 수비수로 뽑힌 8명의 선수 가운데 5명의 A매치 경력이 10경기 내외인 게 아쉽다. 대표팀 막내인 김민재는 이번이 첫 발탁이다. 김민우와 고요한은 나란히 A매치 11경기를 뛰었고, 최철순은 5경기에 그치고 있다.

수비수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를 뛴 선수는 부상에서 복귀한 김영권(45경기)이다. 그다음이 김진수(25경기)다.

21일부터 시작되는 대표팀 소집훈련에는 K리그와 중국리그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다. 조기소집인 만큼 유럽파가 함께할 수 없어 신 감독은 K리그와 중국리그 선수들로만 수비진을 구성해 조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무릎 부상으로 사실상 이란과 최종예선 9차전 출전이 어려운 기성용의 빈자리를 맡을 대체자 역시 신 감독의 고민거리다.

기성용은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공을 배급하고 경기 템포를 조율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왔다. 여기에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득점까지 따내는 등 대표팀 공격 전개의 핵심을 맡아왔다.

하지만 무릎 수술로 재활훈련을 하는 상황에서 신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10차전을 겨냥해 기성용을 발탁했지만, 이란전에는 대체 선수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 감독은 정우영(충칭 리판),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톈진 취안젠), 권창훈(디종)을 '기성용 대체자'로 검토하고 있다. 정우영과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특화돼 있고 권경원과 권창훈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이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수비는 조직력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기소집이 가능한 한국, 중국 선수들이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있어서 최소 경기 날까지 열흘 정도 손발 맞출 수 있다"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조직력 끌어올려 수비 불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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