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서 국회 환노위원장 역임한 노동계 '마당발'
비정규직 최소화·차별해소·부당노동행위 근절 의지 천명
(세종=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노동계 출신 3선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14일 일자리·노동정책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 장관에 취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고용·노동존중 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노동조합 간부를 거쳐 국회에 입성한 뒤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내며 노동계와 끊임없이 소통해온 '노동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인물이다.
노동 현안에 정통한 김 장관은 취임과 함께 과감하게 새 정부의 일자리·노동정책 실현에 앞장설 것으로 노동계는 기대하고 있다.
◇ 차별해소·부당노동행위 근절에 역점 둘 듯
김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노동시장의 차별 해소와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에 따라 취임 초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국 852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용역 근로자 등 비정규직은 31만 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중 향후 2년 이상 일할 인력에 대해 근무 여부 등을 따져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노동부는 8월까지 각 기관으로부터 인력전환 규모와 계획을 취합해 9월 중 로드맵을 마련하고 소요 재원 등이 확정되면 2018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또 임금체불 등 부당노동행위 근절과 산업재해 발생 예방을 위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노동부는 산재 발생시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하고 위험성이 높은 작업에 대해서는 도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실제로 고용부는 이 같은 방안이 담긴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오는 17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해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도 김 장관이 구상하는 노동시장 개혁 방안 중의 하나다.
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최근 광역버스 졸음운전 사고에서 보듯이 근로시간 단축은 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를 명확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는 지난달 31일 특례업종을 현행 26종에서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수상운송업 등 10개 업종으로 축소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청문회에서 "근로시간 특례업종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혀 10개 특례업종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 노동계, 각종 현안 해결에 '기대감' 피력
노동계는 이날 김 장관 취임에 맞춰 "노동기본권 전면 보장에 앞장서달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의 승패를 가늠할 키를 잡은 김영주 장관의 역할을 기대한다"면서 "노동적폐 청산과 대개혁에 과감하게 나선다면 주저 없이 함께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그러나 "(김 장관이) 박근혜정권의 노조탄압 수단인 단협시정명령 취소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노조 무력화 등 심각한 우려를 담고 있는 노동회의소 설립 추진 의사를 밝힌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도 입장자료를 통해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으로 누구보다도 노동문제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전문지식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김 장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어 "저성과자의 해고를 가능하게 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노정 관계를 파탄낸 과거의 노동 적폐를 취임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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