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5년] 車까지 밀려오는 중국산…화장품 이을 中공략상품은

입력 2017-08-19 06:23   수정 2017-08-19 08:35

[한중수교 25년] 車까지 밀려오는 중국산…화장품 이을 中공략상품은

저가 이미지 벗은 중국 가전·휴대전화 수입 확산

"韓, 중국 내수시장 공략해야"…육아·건강상품 유망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김은경 기자 =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양국 교역이 확대되면서 값싼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으로 밀려왔다.

저가 상품으로 치부됐던 중국 제품은 야금야금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자동차와 가전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한국 기업들도 수교 이후 중국의 거대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대규모 인구를 가진 중국을 핵심 수출시장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종전까지의 중간재 수출에서 벗어나 내수재 등의 주력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中 TCL·하이얼·샤오미, 국내 가전시장 공략…BYD, 전기차 수출 준비



지난 25년간 교역 확대와 중국의 산업 발전 등으로 중국산 제품 수입 품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92년 수교 당시 중국에서 수입한 품목 중에서는 식물성물질이 1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원유(6.0%), 인조단섬유직물(6.0%), 시멘트(5.7%), 석탄(5.6%) 등이 뒤를 이었다.

2000년에는 의류(6.8%) 수입 비중이 가장 높았고 컴퓨터(6.4%)가 2위였다. 그 외 반도체(4.9%), 정밀화학원료(3.1%) 등도 상위권에 포함되는 등 변화가 나타났다.

2000년만 해도 10위권에 석탄, 식물성물질, 어류 등이 들어있었지만 2010년대에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중국산 수입 1위 품목은 반도체(13.0%)였다.

그 뒤를 무선통신기기(7.7%), 컴퓨터(6.7%), 철강판(4.6%), 산업용 전기기기(4.0%), 의류(4.0%), 정밀화학원료(3.6%),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2.5%), 기구부품(1.6%), 자동차부품(1.6%) 등이 따랐다.

원자재나 농산물 등이 순위권에서 자취를 감추고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첨단 제품들로 수입 품목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수입 1위 품목인 반도체는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 1위이기도 하다.

대중 수출 품목은 1992년 철강판(15.8%), 합성수지(11.3%), 선재봉강및철근(8.9%), 가죽(5.3%), 인조섬유(4.9%) 등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수출 품목을 보면 반도체(19.5%),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14.9%), 무선통신기기(5.1%), 합성수지(4.9%), 석유화학중간원료(4.7%) 등의 비중이 높았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수출을 크게 늘리면서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까지 '안방'에 수출하고 있다.

TCL과 하이얼, 샤오미 등은 국내 저가 가전시장에서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약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산 자동차도 밀려오고 있다.

중국 북기은상기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켄보(KENBO) 600'가 국내에 출시됐다.

중국 위퉁(宇通)버스는 45인승 관광버스를 시작으로 전기버스, 스쿨버스, 공항버스로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의 비야디(BYD)도 작년 10월 한국법인 설립을 마치고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양국간 교역품목 또한 과거 원자재 중심에서 최근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제품으로 변모했다"며 "특히 2000년대 이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생산 확대, 중국산 경쟁력 제고로 IT 제품을 중심으로 산업 내 무역이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 화장품·식품의 '승승장구' 이어갈 차세대 품목 발굴 필요



수교 이후 한중 교역이 크게 늘면서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됐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컴퓨터 등 우리 주력수출제품의 대(對)중국 수출의존도는 급등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산업고도화 정책과 중국의 기술력 향상으로 한국 주력 제품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기존의 가공무역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발전과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 등으로 2015년 중국의 소비재 수입은 2005년의 5.6배 수준으로 증가한 1천471억 위안을 기록했다.

실제로 식품을 비롯한 한국의 소비재 품목이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수출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도 사드 갈등이 불거지기 전까지 중국에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39억7천100만달러로 전년 27억5천100만달러보다 44.3% 증가했다. 이중 중국으로 수출한 화장품 규모가 14억5천만달러(약 1조6천907억원)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국내 주요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매출이 몇 배 뛰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할 다음 소비재 품목으로는 육아 및 생활용품, 건강과 관련된 가전제품 및 식품 등이 꼽힌다.

중국에서는 1가구 1자녀 정책이 폐지됨에 따라 소비의 중심인 빠링허우(八零后·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육아의 큰 손으로 부상해 육아용품 및 생활용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 악화와 급속한 고령화로 중국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국내 유아용품 수출 규모는 2015년 기준 3억3천900만 달러로, 5년 전의 5.8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전업체 코웨이의 지난해 중국 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2015년 대비 350%, 매출액 기준으로 약 310%까지 증가했다.

중국 소비재시장이 성숙해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소비재 고급화 및 현지화 등의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무역협회는 "중국의 소비재시장에서 유럽의 프리미엄 소비재와 경쟁하려면 철저한 품질 관리와 현지화를 통해 사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모조품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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