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제 'RD-250' 엔진 추정…우크라 업체는 "北과 연계 없다" 부인
(뉴욕·모스크바=연합뉴스) 이귀원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이 지난달 시험발사에 성공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엔진을 블랙마켓(암시장)에서 조달했으며, 공급처로 과거 러시아와 연계된 우크라이나의 한 공장이 지목받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은 우크라이나 공장과 연계돼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미사일 전문가와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북한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이뤄진 북한의 로켓 엔진 연소시험 등을 연구해온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험한 로켓 모터(엔진)가 과거 소련이 사용했던 미사일에 장착했던 것과 같은 디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북한이 조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엔진은 'RD-250'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배후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Dnipro)에 있는 '유즈마슈'(Yuzhmash) 공장을 지목하고 있다.
이 공장은 냉전 시대에 SS-18을 비롯해 소련의 미사일을 제조해왔으며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에도 러시아 미사일을 제조해온 공장 가운데 하나다.
다만 2014년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난 후 러시아 측으로부터의 주문이 끊기면서 큰 경영압박을 받았고, 이것이 북한과 연계한 배경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마이클 엘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장착한) 엔진은 불법적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왔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해당 엔진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우크라이나가 지금도 북한을 돕고 이는지가 큰 의문이다.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엘먼 연구원은 '유즈마슈'와 연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의 거대 미사일 기업 에네르고마스도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상당수의 RD-250 엔진 재고가 러시아에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6년 전 '유즈마슈'에서 미사일 관련 기밀을 훔치려고 시도한 것도 의혹을 뒷받침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북한은 당시 액체추진 엔진과 미사일 연료 공급장치 등 핵심 미사일 시스템과 관련된 기밀을 훔치려 했고 이로 인해 2명의 북측 관계자가 체포됐다.
유즈마슈 측은 NYT의 보도를 즉각 반박했다.
업체 공보실은 이날 타스 통신에 "유즈마슈는 우주 사업이든 국방 사업이든 북한의 미사일(로켓) 프로그램과 한 번도 연계된 적이 없다"며 또 "우크라이나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유즈마슈는 군용 미사일이나 미사일 복합체를 생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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