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수세 확 꺾여…12주만에 '팔자' 우세로 역전

입력 2017-08-16 06:45   수정 2017-08-16 09:41

서울 아파트 매수세 확 꺾여…12주만에 '팔자' 우세로 역전

국민은행 시장동향 조사…세종 아파트도 매수세 크게 감소

서울·세종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주춤…"가격 안정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후 서울의 아파트 매수세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업계의 실태 조사에서 파악됐다.

일부 다주택자가 급매물을 내놓은 반면 집을 사려는 이들은 관망세로 돌아선 결과로 추정되며, 향후 아파트 시세 변화가 주목된다.

16일 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 지수'(이하 지수)는 이달 7일 기준 95.7로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우위를 점했다.

지수는 전국 약 3천800개 부동산 중개업체를 상대로 매도세와 매수세 중 어느 쪽이 우위인지를 설문 조사하고 답변을 0∼200 사이의 숫자로 계량화한 지표다.

매수세가 우위이면 지수가 100보다 커지고 매도세가 우위이면 100보다 작아진다. 양쪽이 동일하면 지수가 100이 된다.





서울은 이번에 근소한 차이로 매도세가 매수세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지만 8·2 부동산대책 발표 전인 지난달 31일 조사치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지수가 148.7로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확연한 우위였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팔려는 움직임이 사려는 움직임보다 거세진 것은 올해 5월 중순 이후 12주 만이다.

5월 15일 기준 조사에서 지수는 98.1이었는데 이후에는 주 1회 실시한 조사에서 지수가 줄곧 100을 넘어 매수세가 우위였다.

이번 조사에서 강북지역은 지수가 97.3이고 강남지역은 93.7로, 강남이 강북보다 매도세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1일 기준 지수가 강북은 147.5, 강남은 150.0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강북보다는 강남의 시장 흐름이 매수에서 매도 쪽으로 더 크게 기운 셈이다.

주요 도시 가운데는 세종시의 분위기 변화가 컸다.

지난달 31일 기준 조사에서는 지수가 168.4로 아파트를 사려는 흐름이 팔려는 흐름보다 훨씬 강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지수가 104.8로 변동하면서 매수세가 확 줄었다.

사려는 흐름이 여전히 더 많지만 팔려는 흐름과의 차이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런 분위기 변화는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서울의 아파트 가격 지수(2015년 12월 평균 가격을 100으로 설정하고 비교한 가격)는 일주일 전과 동일한 107.6을 기록하며 올해 4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의 아파트 가격 지수 역시 일주일 전과 동일한 103.3이었다.

올해 5월 22일 이후 주간 조사에서 세종시의 아파트 가격 지수가 상승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과 세종은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기본 비율이 각각 40%로 제한되는 등 규제가 강화된 곳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 전반적으로 거래가 소강상태"라며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이나 서울·세종시처럼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거래가 침체하고 가격이 조금 하향 안정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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