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선 포함 미래 전략 고심…신당 창당 가능성도 배제 안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우파정권 등장 이후 급속도로 위축됐던 브라질 좌파진영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좌파 성향의 정당과 사회단체들은 이번 주 중 미래 전략을 위한 대규모 토론회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토론회에는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정당과 중앙단일노조(CUT)를 포함한 노동계, 학생·시민사회단체 등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토론회는 오는 26일 상파울루 시에서 열리며, 이후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후속 토론회가 이어진다.
토론회는 새로 개설되는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되며 일반 국민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빈곤층 노동운동 단체인 MTST의 길례르미 보울루스 위원장은 "10년, 20년, 한 세기 후 좌파의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에 관해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토론회가 2018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말했으나 토론 과정에서 대선 문제가 자연스럽게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출마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전제로 한 2018년 대선 전략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새로운 좌파 정당을 창당하는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조사 결과를 보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연립정권의 지지율 추락으로 좌파진영이 상당 부분 세를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타폴랴가 지난 6월 21∼23일 194개 도시의 성인 2천771명을 대상으로 정치적 성향을 조사한 결과 중도좌파 31%, 중도우파 30%, 중도 20%, 우파 10%, 좌파 10%로 나타났다.
2014년 9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우파·중도우파는 45%에서 40%로 감소했지만, 좌파·중도좌파는 35%에서 41%로 늘었다. 중도의 비율은 20%로 같았다.
전문가들은 노동자당의 호세프 전 대통령이 의회 탄핵으로 쫓겨난 이후 우파 연립정권이 출범했으나 좌파진영을 압도할 정도의 세력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유명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의 클라우지우 코우투 교수(정치행정학)는 "테메르 정부의 정책이 국민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데다 부패가 노동자당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론조사업체 이보페(Ibope)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70%, 보통 21%, 긍정적 5%로 나왔다.
지난 3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부정적 평가는 55%에서 70%로 높아졌다. 보통은 31%에서 21%, 긍정적 평가는 10%에서 5%로 낮아졌다.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호세프 전 대통령이 2015년 12월에 기록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는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기 6개월 전이었다.
잇단 여론조사 결과는 2018년 대선이 좌-우파 후보 간에 박빙의 대결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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