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 연구팀이 늙은 쥐의 심장에 새끼 쥐의 심근조직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주입, 심장기능을 젊어지게 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세다스-시나이 심장연구소(Cedars-Sinai Heart Institute) 소장 에두아르도 마라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생후 4개월 새끼 쥐의 심근조직에서 채취한 심장공유래(cardiosphere-derived) 줄기세포를 22개월 된 늙은 쥐의 심장에 이식, 늙은 쥐의 심장기능을 생후 4개월 쥐에 못지않게 젊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일단의 생후 22개월 쥐와 생후 4개월 쥐를 대상으로 심장 초음파, 운동 부하검사(treadmill stress test), 혈액샘플 분석으로 기본적인 심장기능을 측정하고 새끼 쥐에서 채취한 심장공유래 줄기세포를 늙은 쥐들에 이식했다.
그로부터 1개월 후 연구팀은 같은 방법으로 심장기능을 다시 평가했다.
그 결과 늙은 쥐들 모두가 심장기능이 크게 개선되고 운동능력이 평균 20% 강해졌다.
줄기세포가 주입된 늙은 쥐들은 다른 늙은 쥐들에 비해 털도 빠른 속도로 자랐다.
이들은 또 나이를 먹으면서 짧아지는 염색체의 텔로미어(telomere) 길이가 다른 늙은 쥐들보다 길었다.
텔로미어란 구두끈의 끝이 풀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맨 것처럼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게 보호하는 부분이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면서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며 이에 따라 세포는 점차 노화돼 죽게 된다.
줄기세포를 받은 늙은 쥐들은 세포 안의 작은 조직인 소포(vesicle)들이 젊은 세포들처럼 RNA와 단백질 같은 신호전달분자들로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고 마라반 박사는 밝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주입된 늙은 쥐들이 수명이 연장되는지는 살펴보지 않았다. 후속 연구를 통해 이를 확인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심부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완성 심부전을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8월 14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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