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결핍, 치매 결과 아닌 원인"

입력 2017-08-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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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결핍, 치매 결과 아닌 원인"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기분, 수면,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만드는 신경세포들이 아주 적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그러나 세로토닌 결핍이 치매의 원인인지 아니면 결과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로토닌 부족이 치매의 결과가 아닌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노인 정신의학 실장 그윈 스미스 박사 연구팀은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단계서부터 세로토닌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4일 보도했다.

치매의 위험요인으로 널리 알려진 경도 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로 판정된 28명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28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테스트와 함께 PET(양전자방출 단층촬영)로 세로토닌 운반체(SERT) 수치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스미스 박사는 말했다.

MCI란 기억력, 판단력 등의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에 비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PET 촬영에서는 항우울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화학물질에 방사성 탄소(radioactive carbon)의 꼬리표를 달아 참가자들에게 투여했다. 이 화학물질은 SERT와 결합하기 때문에 PET가 방사성 탄소의 꼬리표를 추적하면 SERT의 수치를 알아낼 수 있다.

그 결과 MCI 그룹이 인지기능이 정상인 대조군에 비해 SERT 수치가 최대 38%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보낼 땐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분비한다.

다른 신경세포가 이 신호를 받는 것이 완료되면 바로 세로토닌 운반체인 SERT가 세로토닌을 되받아 최초의 신호를 보낸 신경세포로 다시 가져간다.

따라서 신경세포가 죽을 경우엔 SERT도 없어지고 세로토닌 수치는 떨어지게 된다고 스미스 박사는 설명했다.

인지기능검사로는 연관된 단어 리스트, 이를테면 쇼핑 리스트를 보여주고 얼마나 기억하는지를 테스트하는 캘리포니아 언어학습검사(CVLT: California Verbal Learning Test)와 여러 형태의 모양을 보여주고 기억해 그려보게 하는 간편 시공간 기억검사(BVMT: brief visuospatial memory test)를 시행했다.

80점이 만점인 CVLT 테스트에서는 MCI 그룹이 평균 40.5점, 대조군이 55.8점을 기록했다.

36점이 만점인 BVMT 테스트 성적은 MCI 그룹이 평균 12.6점, 대조군이 20점이었다.

전체적으로 인지기능 테스트 성적이 낮은 사람은 SERT 수치도 낮게 나타났다.

한 예로, MCI 그룹은 CVLT 성적이 대조군에 비해 37% 낮았고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 신경세포의 SERT 수치도 18% 낮았다.

이 결과는 세로토닌 손실을 막는 방법을 찾아내거나 세로토닌 대체 물질을 개발하면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멎게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PET로 측정한 SERT 수치가 치매로의 진행을 감지하는 표지가 될 수 있을지에 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PET로는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형성을 잡아낼 수도 있다.

이 연구결과는 '질병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 9월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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