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 제과·제빵·요식업계 '망연자실'…생산차질 우려(종합)

입력 2017-08-15 16:09   수정 2017-08-15 16:31

[살충제 계란 파문] 제과·제빵·요식업계 '망연자실'…생산차질 우려(종합)

재고 있지만 사태 장기화되면 피해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요식·식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럽에서 확산하던 살충제 계란 사태가 국내에서 발생하자 업계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긴장된 분위기 속에 사태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식품업계는 계란을 직접 판매할 뿐만 아니라 각종 가공식품 등에 계란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파장이 크게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15일 자정부터 전국 3천 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모든 상업 농가의 계란 출하를 중단시키고, 해당 농장들을 대상으로 3일 이내 전수검사를 시행한다.

당국은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당장 계란을 사용하는 제품 생산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제빵·제과업계도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각종 빵이나 과자를 만들 때 계란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생산 중단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거래하는 농가는 살충제 계란과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출하 중단 조치가 내려져 큰일"이라며 "1∼2일 정도 사용할 계란은 있지만 그 이후에 출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과 SPC, 뚜레쥬르 등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현재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된 남양주시와 광주시 소재 농장에서 계란을 공급받지 않고 있다. 또 자체검사 과정에서 피프로닐 등이 검출된 적도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계란 출하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에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살충제 전수 검사를 시행하는 전국 산란계 농장은 1천430여 곳에 이른다.

정부는 산하 10개, 지방자치단체 산하 17개 검사기관을 총동원해 3일 이내에 검사를 끝내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계란 출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 제빵업체 관계자는 "평소 2∼3일 정도의 계란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출하 중단이 장기화되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업종 특성상 계란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 오리온, 크라운해태 등 제품에 가공란을 많이 사용하는 제과업체는 업종 특성상 4∼5주 가량은 제품 공급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만에 하나 살충제 계란이 제품 생산 과정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원재료 공급선 점검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란을 요리에 사용하는 요식업계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원료로 사용할 계란 확보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이는 데다, 소비자들이 계란 사용 제품을 기피할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일단 사태가 확산하지 않고 출하 중단 조치가 빨리 풀리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자 소비자 불안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다시 치솟을 가능성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때도 계란 확보에 차질이 생기고 계란 가격이 상승해 일부 대형 제빵업체는 주요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AI가 진정되는 국면에서 다시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하자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계란은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필수 원재료 중 하나인데 반복해서 이런 일이 생기니 안타깝다"며 "마땅히 손 쓸 방법도 없어 더욱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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