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당국의 위생관리에 구멍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부랴부랴 농가를 대상으로 닭 살충제와 관련한 예방교육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양계협회 등에 따르면 양계협회는 전날 오후 5시께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닭 진드기 및 산란계 질병 교육'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려 오는 22일부터 실시될 전국 4개 권역(경기, 충청, 경상, 전라)별 교육 일정을 안내했다.
이번 교육은 농식품부와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가 주최하고 양계협회가 주관하며, 여름철 극성을 부리는 닭 진드기와 관련된 정보와 예방 및 구제를 위한 올바른 약제선정 및 사용방법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방역과 관련한 교육도 진행된다.
하지만 교육 일정이 안내된 건 공교롭게도 경기 남양주 산란계 농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고, 경기도 광주의 또 다른 농가에서는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됐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당일이다.
당국은 AI로 농가들이 모이기가 어려웠고 예년에도 9월께 교육 일정이 잡혔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달 말 AI 위기경보가 '주의'로 하향조정되는 등 이동제한이 풀렸으며, 닭 진드기의 경우 여름철 가장 극성을 부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뒷북 교육'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양계 농가에서 뿌리는 농약이 계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확인 결과 계란을 대상으로 한 잔류 농약 검사는 최근 3년 동안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그러면서 "식약처가 전국 60개 계란 농가를 선정, 지자체에 식용란 시료 채취를 부탁했지만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상시적인 잔류농약검사 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가 말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AI 발생으로 이동제한 등이 걸려 농가들이 모이기 어려웠으므로 교육이 빨리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번 살충제 계란 검출로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교육 일정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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