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대사관 둔 스웨덴, 억류 등 인도적 문제 때마다 '해결사'
중동평화협정 성사시킨 노르웨이 北당국자·美전문가 대화 주선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북한과 미국 간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높아지면서 북한 핵 문제와 최근 한반도 사태를 외교적·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유럽의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먼저 스웨덴의 경우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고, 북한도 스웨덴에 대사관을 개설하고 있는 등 유럽 국가 중에서 북한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로 꼽힌다.
뿐만아니라 북한과 스웨덴은 마식령 스키장 건설, 건축교육 상호협력을 비롯해 몇 가지 공동사업도 추진하거나 타진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웨덴은 한국전쟁 종전 이후 한반도 정전체제를 감시·관리하는 중립국감독위원회 멤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스웨덴은 그동안 북한과 서방국가 간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중재자 또는 해결사로 나서 왔다.
특히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과 캐나다 국민의 억류와 같은 인도적 문제가 북한에서 발생할 때마다 스웨덴은 문제 해결의 통로 역할을 해왔다.
일례로 북한에 억류돼 있다가 최근 석방된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 석방이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때도 스웨덴이 북한과 해당국 사이에서 나름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현수 목사 석방 후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부 장관은 "북한에 공관을 두고 있어 우리가 대화와 교섭에 참여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는 이런 역할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최근 북한의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 및 괌 타격 위협을 둘러싸고 핵전쟁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등 군사적 대결이 극단으로치닫는 상황에서 스웨덴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노르웨이도 주목받는 국가다.
노르웨이는 지난 1993년 9월 13일 당시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 간에 양측의 오랜 분쟁을 종식하기로 합의한 오슬로 평화협정을 중재한 바 있으며 지금도 몇몇 국제적인 분쟁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노르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5월 오슬로에서 북한 당국자와 미국의 북한 전문가 간 만남인 '트랙 1.5 대화'를 주선한 바 있다.
물론 스웨덴이나 노르웨이가 북·미간 긴장 해소를 위해 중재에 나섰거나 공식적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없다.
하지만 두 나라의 지금까지 역할을 놓고 볼 때 미국과 북한 간에 외교적 협상을 통해 최근의 대결국면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미국과 북한은 제삼자를 통하기보다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ICBM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북한과 미국이 뉴욕채널을 통해 지속적인 대화를 가져왔다는 게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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