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병원 시설 파괴로 전염 막지 못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올 4월 말부터 예멘 전역을 휩쓴 콜레라에 걸린 환자 수가 50만 명을 넘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까지 예멘 콜레라 환자는 50만3천484명, 사망자는 1천97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의 25%, 감염환자의 41%는 어린이들이었다.
WHO는 지난달 초부터 콜레라 확산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매일 5천 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예멘에서는 병원과 보건소 등 치료 시설 대부분이 2년 넘게 계속되는 내전 때문에 파괴돼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상수도 시설도 기능을 상실해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수인성 질환인 콜레라 확산을 좀처럼 막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구 2천730만 명인 예멘에서는 절반이 넘는 1천500만 명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과 사우디라아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은 2015년 3월 이후 내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인 지역에 대한 공습이 몇 차례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예멘에서 일하는 보건 당국 직원들은 전염병 확산을 막는 게 불가능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며 "병원도 약도 물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직원들이 반년째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콜레라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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