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심 10억원대 아파트 당일 매진…교외는 외면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도쿄 도심지의 10억원대 아파트는 불티나게 팔리지만, 수도권 외곽지역의 아파트는 외면받고 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가 도쿄, 가나가와, 지바, 사이타마 등 수도권 맨션(아파트) 판매 현황을 조사해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쿄도심 23구(區) 고급아파트는 '당일 완판' 행진이다.
이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7월 도쿄 23개 구 지역 아파트 판매 가구 수는 1천863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3% 늘었다. 이에 반해 외곽지역인 가나가와·지바현 등지는 주춤해 양극화가 선명해졌다.
도쿄 도심 아파트 판매 호조로 일본 수도권 전체로도 3개월 만에 아파트 판매가 증가로 변했다. 특히 이른바 '억션'(억엔대 맨션이라는 일본어 조어·10억원대 아파트)는 당일 매진 행진이었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편리성이나 미래 자산가치가 높은 고급아파트 수요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미쓰이부동산이 1월 시판한 도쿄도심 지요다구 아파트(1가구당 평균가격 1억8천만엔)나, 도쿄다테모노(東京建物)가 5월 시판한 시부야구 아파트(1억2천만엔)는 당일 매진될 만큼 인기를 모았다.
7월에는 이러한 고가아파트 발매가 잇따라 도쿄 23구 지역의 1가구당 평균 판매가격은 7천379만엔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도쿄만 등 인기 지역 물건이 계속 잘 팔린다.
부유층 이외에도 저축이 많은 시니어 세대나, 맞벌이로 가계에 여유가 있는 세대, 외국인투자가 등이 고급아파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쿄 도심의 인기 덕분에 일본 수도권 신축 아파트 발매 가구 수는 작년 7월보다 3.3% 늘어난 3천426가구였다. 그러나 외곽지역에 해당하는 도쿄 서쪽 가나가와현은 14.7%, 도쿄 23구 이외 지역은 33%, 도쿄 동쪽 지바는 63.7%가 각각 줄었다.
대형 부동산 업체 담당자는 16일자 요미우리신문에 "무리해서라도 새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팔리는 도심과 팔리지 않는 교외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경제연구소 측은 "교외는 수요도 공급도 침체중"이라고 소개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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