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NSW주 경찰위원회, 트럼프 컨소시엄에 "부적합·위험" 판단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30년 전 호주 시드니에 추진되던 카지노 사업의 입찰에 참여했으나 폭력단과의 연루 의혹 때문에 좌절됐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은 16일 당시 입찰자들의 적격성 여부를 조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위원회의 기밀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NSW주는 당시 해안가 관광지인 달링 하버에 카지노 개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트럼프 컨소시엄을 포함해 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고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기밀문서는 호주 개발업자 소유의 '컨 코포레이션'(Kern Corporation)과 손을 잡은 트럼프의 컨소시엄과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카지노를 소유한 미국의) 애틀랜틱 시티는 시드니에는 수상쩍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마피아 연루 때문에 컨-트럼프 컨소시엄은 배제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적시했다.
경찰위원회는 또 평판과 정직성, 청렴도를 심사한 결과라며 트럼프 컨소시엄을 포함해 3개 입찰자에 대해 부적합하며 모두가 위험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987년 5월 NSW주 각료회의 회의록에도 경찰위원회의 이같은 입장이 드러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경찰위원회는 주정부가 임명한 2명과 주경찰청장으로 구성돼 있었다.
당시 NSW주 노동당 정부는 4개 입찰자를 심사하기 위해 각료회의를 열기도 했으며, 트럼프 컨소시엄의 재정계획서는 카지노 사업의 매출 추정치를 과장했다는 지적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달링 하버 지역의 카지노 설치 계획이 구체화하자 컨 코포레이션 측이 트럼프에게 접근해 자신들이 건설을, 트럼프가 운영을 맡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그때 이미 애틀랜틱 시티에 2개의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그곳에 3번째 카지노를 개장하려던 참이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1987년 2월 이 신문에 "우리의 설계가 채택된다면 그것은 최대 규모가 될 것이고 세계의 그 어느 호텔들보다도 장대하고 아름다운 것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자랑한 바 있다.
1980년대 초 부동산 개발로 급성장한 트럼프가 애틀랜틱 시티에 카지노 시설을 짓기로 했을 때 이미 그 도시 건설분야는 조직폭력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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