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국경분쟁 인도 "美와 2+2 대화가 전략 협의 수준 높일 것"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가 중국과 2개월 이상 국경 지역에서 대치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인도가 외교·국방 장관이 참여하는 2+2 회의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16일 미국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인도 70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한 뒤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향상하기 위해 (미국-인도 간) 새로운 장관급 2+2 대화를 창설하기로 했다"면서 "이 회의가 (양국간) 전략 협의를 고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새로운 2+2 대화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은 익명의 인도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새 2+2 대화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때 시작한 양국 외교·통상장관 회의를 외교·국방장관 회의로 대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이미 이 같은 논의가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등 양국 외교 안보 고위 당국자 사이에 진행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르면 다음달 말이나 10월 초에 미국에서 스와라지 장관, 틸러슨 장관을 비롯해 아룬 제틀리 인도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첫 양국 외교·국방 2+2 장관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양국이 이러한 새 회의체를 창설하는 배경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언급함으로써 중국 견제 의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인도의 외교·국방 2+2 대화 창설은, 중국-인도-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둥랑(인도명 도카라·부탄명 도클람)에서는 지난 6월 16일 중국군의 도로 건설에 따른 갈등이 불거져 인도군과 중국군의 대치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대북제재 미흡을 이유로 중국에 압력을 가하고 중국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모디 인도 총리 간 전화통화를 계기로 2+2 대화가 창설된 것은 미 행정부의 중국 압박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리는 '세계 기업가정신 정상회의'에 자신의 보좌관을 맡은 딸 이방카에게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도록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달 중 미국산 원유가 처음으로 인도에 수출되는 것을 환영하며 미국이 장기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국이 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최근 고조된 북한의 위협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백악관은 "모디 총리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지도력으로 세계를 결속시켰음에 감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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