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과한' 사랑탓 도살 내몰린 당나귀…보호대책 국제포럼

입력 2017-08-16 16:22   수정 2017-08-18 09:52

중국인 '과한' 사랑탓 도살 내몰린 당나귀…보호대책 국제포럼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인의 과도한 사랑이 당나귀를 도살로 내몰고 있다.

중국 전통 중의학에서는 당나귀 가죽을 고아서 만든 아교를 성(性) 능력 증진·미용·장수 영양제 등의 약재로 널리 사용해왔다.

최근 중국 경제발전에 따른 소득증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당나귀 아교로 만든 건강제품 소비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당나귀는 살아남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한 통계에 보면 1990년대 중국의 당나귀 개체수는 1천100만 마리였으나 근래엔 600만 마리로 급감했다.

공급보다 수요가 늘 크기 때문에 중국 아교 생산업체는 물량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산 당나귀를 수입해 부족분을 메꾸고 있으나, 이마저도 모자라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약 400만 마리의 당나귀가 도살되는데 절반은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도살된다는 통계도 있다. 도살된 당나귀 가죽은 물론 고기와 부산물의 상당량을 중국이 수입함은 물론이다.

이처럼 중국의 필요에 따른 당나귀 도살로 종(種)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국제 당나귀포럼'이 열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산둥(山東)성의 벽촌인 랴오청(聊城)시 둥어(東阿)현에서 15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열린 이 포럼에 전 세계 16개국의 당나귀 연구자 150여명이 참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가죽 수요 때문에 개체수 급감에 처한 당나귀 보호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포럼 참석자들은 "모든 당나귀의 가치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중국의 당나귀 가죽 수요가 매우 큰 탓에 전 세계 당나귀 숫자의 감소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지적했다고 산둥성 현지의 제노만보(齊魯晩報)가 전했다.

이번 포럼은 중국의 최대 당나귀가죽 약재 생산업체인 둥어(東阿)아교가 개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행사를 알리고 국영방송인 CCTV가 개막 행사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친위펑(秦玉峰) 둥어아교 회장은 "중국이 전 세계 당나귀 산업을 주도해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짐을 기꺼이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나귀 사육 및 도살 산업을 위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의 신세기'로 안내할 국제기금을 조성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둥어아교 측은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전략에 맞춰 세계 당나귀 산업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둥어아교 주가는 지난 3년간 광둥성 선전 주식거래소에서 2배로 뛰어올랐고 거래액이 작년 상반기 26억7천만 위안(약 4천551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9억3천만 위안(약 4천996억원)으로 상승했다고 SCMP가 전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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