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에 희비…'고려대 빵' 울고 '서울대 계란' 웃고

입력 2017-08-16 14:58   수정 2017-08-16 15:00

'살충제 계란'에 희비…'고려대 빵' 울고 '서울대 계란' 웃고

'고대 빵' 살충제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생산 중단

서울대 목장 계란은 평소보다 주문량 4배 이상 급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이효석 기자 = 국내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낙농·제빵 제품을 생산하는 대학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려대학교 빵'을 생산하는 고려대의 경우 16일 매장 3곳이 모두 문을 닫는 등 '살균제 계란' 파동의 직격탄을 받았다. 반면 친환경·유기농 계란을 생산하는 서울대 목장의 경우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고려대가 운영하는 'KU베이커리'는 교내 본점 등 3개 매장이 모두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고려대 빵'은 교내 자연계캠퍼스 애기능생활관에 있는 빵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경기도 포천에서 생산된 계란을 제빵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파동이 불거진 후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려대 빵에 사용하는 계란의 안전성을 조사 중"이라며 "내일 살충제 검사 결과가 문제없다고 나오면 생산 및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강원도 평창캠퍼스에 있는 서울대 목장은 친환경·유기농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며 주문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서울대 목장 관계자는 "평소 하루 20∼30여 통이던 주문 전화가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100여 통으로 늘었다"며 "평소에도 공급량이 늘 부족했는데 주문이 너무 밀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목장은 이날 정부로부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서울대 목장은 현재 닭 1만8천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종 복원 사업에 활용되는 6천만 마리를 제외한 산란계 1만2천 마리가 평균 9천 알(300판)을 생산한다. 연구·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진 목장이지만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수익사업으로 인터넷을 통해 계란을 판매 중이다.


서울대 목장은 민간 축사보다 1.6배 넓은 사육 공간에 온도와 청정도 등 닭의 생육환경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갖춰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목장장인 임정묵 농생대 교수는 "일반 양계장과 달리 서울대 목장은 '올인 올아웃'(all in all out·축사에 가축을 일시에 넣고 사육하다가 일시에 출하하는 방식)식으로 운영돼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고 살충제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문량이 급증하자 서울대 목장은 계란 생산라인 추가 가동도 검토하고 있다. 임 교수는 "서울대 목장은 2개의 생산라인과 1개의 백업 라인을 갖추고 있다"며 "주문량 급증에 나머지 백업 생산라인 가동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계란의 가격은 40개들이 기준 1만5천원(일반회원)으로 한 알에 375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기준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7천595원으로 한 알에 약 253원꼴이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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