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 불똥 튄 육계농장…닭 소비 줄까 '끙끙'

입력 2017-08-16 15:45   수정 2017-08-16 16:57

'살충제 계란 파문' 불똥 튄 육계농장…닭 소비 줄까 '끙끙'

AI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정부 "육계, 살충제와 무관" 발표에도 불안 여전

(전국종합=연합뉴스) "조류인플루엔자(AI)로 그 난리를 쳤는데 이제는 살충제 계란 때문에 죽겠습니다. 육계농장에서는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아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산란계 농장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되자 전국의 육계농장이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살충제 계란 파문은 육계농장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홍역을 치른 제주도는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자 또다시 노심초사하고 있다.

제주도 내 유일한 토종닭 유통 특구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가금육 음식점들과 육계 농가 등은 아직 AI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육계 농가는 산란계 농장과 닭 사육방식이 달라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지만, 혹시나 불똥이 튈까 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육계 농가 관계자는 "저번 AI 여파로 AI 청정지역 위상이 무너져 엄청난 손실을 봤다"며 "이번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계란 문제가 육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라며 한숨지었다.

이어 "제주에서 생산된 계란과 닭 모두 안전하다"며 이번 사태가 닭 소비 감소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했다.

경기 안성시의 한 육계 농가 관계자도 "아직 사전 계약분에 대해 유통이 이뤄지고 있어 큰 지장은 없다"면서도 "계란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육계 소비 전체로 번지면 추가 계약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농가는 살충제 사용이 육계농장에 오히려 해가 된다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경북 안동에서 육계 3만 마리를 키우는 최모(65)씨는 "육계는 보통 30일 정도 키워서 출하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키우는 산란계와 달라서 약을 칠 필요가 없다"며 "농장에 살충제 성분이 있으면 육계는 잘 크지 않기 때문에 농가 스스로 손해 보는 짓을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만 살충제 성분검사를 하는 경남도는 육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도내 육계 농가의 출하 차질이나 소비자의 닭 소비 경계 등 별다른 이상 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

경남도 관계자는 "일부 육계 농가를 긴급 조사해보니 육계는 한 달 사육하고 출하하는 등 사육 기간이 짧아 살충제를 뿌리지 않는다"며 "육계의 소비 부진 우려에 농가마다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뒤숭숭한 분위기를 전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육계농가가 밀집한 전북도도 살충제 계란 여파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닭고기에 대한 살충제 성분검사를 요구하는 일부 소비자들이 있을까 봐 육계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며 "닭고기의 안전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권준우 심규석 황봉규 장영은 변지철 한종구 이해용 손대성 임채두 기자)

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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