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장에 손님 '뚝'…전통시장 상인들 울상

입력 2017-08-16 15:12   수정 2017-08-16 15:32

살충제 계란 파장에 손님 '뚝'…전통시장 상인들 울상

"적합판정 증명서 보여줘도 안 믿어" 환불 요구도 잇따라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김재홍 손형주 기자 =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이후 부산지역 주요 전통시장에서 계란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6일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시장 상인 등에 따르면 최근 계란을 취급하는 주요 점포의 계란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재억 부전시장 상인회장은 "지난 15일을 전후로 계란 판매가 아예 멈춰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부전시장에서 계란을 사던 개인 가정은 물론 식당도 발길을 끊었다.




식당 등 거래처가 10여곳인 상인 조모(54·여) 씨는 "우리 점포에서 취급하는 계란은 안전하다고 설명을 하는데도 손님들이 믿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계란을 샀던 손님들이 뒤늦게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식료품을 취급하는 한 점포의 상인(75·여)은 "며칠 전에 계란을 산 한 주부가 'TV에서 계란 살충제 소식을 들었다'며 환불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돌려줬다"며 "하루에 계란 40판을 팔았는데 이틀간 판매량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미 납품받은 계란을 공급업체에 반품하겠다고 요청한 점포도 상당수다.

상인 김모(54) 씨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지역에서 온 계란이라고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다"며 "적어도 8월 한달은 계란 장사를 접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의 계란 도매상가는 아예 계란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계란 도매업을 하는 A씨는 "초조하게 식용란 살충제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20년동안 계란 도매업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계란을 사고파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계란값을 환불받으려는 손님들의 발길만 이어지고 있다.

환불 요청을 받은 상인 김모(56) 씨는 "우리가 납품한 계란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밀양사무소에서 살충제 검사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살충제가 없다는 증명서를 보여줘도 손님들이 믿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이어"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데 어제부터 계란을 사는 손님들이 뚝 끊겨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란 한판을 환불한 이모(62) 씨는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계란을 먹지 못해 환불하러 왔다"고 밝혔다.

일부 야채 가게 등 계란을 소규모로 파는 상인들은 적합판정 여부를 떠나 계란을 계속 팔기도 했다.

상인 B씨는 계란을 구매하러 온 손님이 안전성 여부를 묻자 "부산·경남 지역에 유통되는 계란은 문제가 없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전통시장 내 제과점에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한 제과점 상인은 "계란 살충제 파동 소식을 전혀 몰랐다"며 어제부터 빵을 사러 오는 손님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한편 110여개 양계농가가 있는 부산시 기장군에서는 이번 살충제 계란의 영향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기장군 관계자는 "산란용이나 육계용이 아닌 음식물 쓰레기 처리용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취미용"이라고 설명했다.

ccho@yna.co.kr, pitbull@yna.co.kr, handbroth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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