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부 다큐 개봉이틀째 1천547만명…韓박차순할머니 사례포함

입력 2017-08-16 15:41  

中위안부 다큐 개봉이틀째 1천547만명…韓박차순할머니 사례포함

다큐 '22' 기적같은 관객몰이…다큐 감독 "수익금 기부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22(二十二)'가 기적같은 선전을 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매체들이 16일 전했다.

중국신문망과 베이징청년보 등에 따르면 '세계 위안부의 날'인 14일 개봉된 이 다큐의 관객 수가 이틀만에 1천547만명에 달해 목표 관객수 600만명을 단숨에 돌파했다.

영화홍보를 맡은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제작비를 건지기도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큐 감독을 맡은 궈커(郭柯)는 "이 영화의 의미는 박스오피스에 달려있지 않다"며 "만약 영화가 비용을 제외하고 수익을 낸다면 모두 상하이사범대의 중국 위안부문제연구중심에 기부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생활과 관련 연구에 사용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다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픈 과거를 파고들어 상처를 드러내기보다는, 할머니들이 과거를 치유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내 감동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유명 영화인들의 성원도 한몫했다. 장신이(張歆藝), 펑샤오강(馮小剛), 우강(吳剛) 등 영화인들의 지원으로 상영 영화관 수가 개봉 당일 전체의 1.5%에서 16일에는 8.9%로 늘었다.

객석점유율을 두고 '22'가 현재 중국에서 흥행 중인 애국주의 영화 '잔랑(戰狼)2'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에는 한국인 박차순(朴車順) 할머니도 포함됐다.

192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942년 중국 내 일본군 점령지역에 끌려가 해방 전까지 난징(南京)·한커우(漢口)·우창(武昌) 등지의 일본군 위안소에서 모진 고통을 겪어야 했다.

박 할머니는 위안소를 벗어난뒤 후베이(湖北) 샤오간(孝感)에 정착, 마오인메이(毛銀梅)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생활하다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올해 1월 8일 별세했다.

이 다큐는 준비·제작·상영에 이르기까지 장장 5년이 걸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투자자본이 갑작스럽게 철수하는 바람에 제작에 어려움을 겪다가 영화인 장신이의 100만 위안(1억7천만원) 출자로 숨을 돌리기도 했다. 제작과정에서 중국 위안부 피해 할머들이 신분공개를 꺼리면서 애초 32명에서 지금은 8명으로 줄었다.

영화제목 '22'는 2014년 당시 위안부 할머니의 숫자다. 일제 성노예로 끌려간 중국인 위안부는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나 상당수가 신분을 밝히지 않아 정확한 생존자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궈 감독은 2014년 위안부 생존자가 22명으로 줄어든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으며, 제목도 그걸 계기로 만들었다고 밝혔다.궈 감독과 스태프는 중국 내 5개 성(省)을 돌면서 할머니들과 인터뷰한 것으로 전해졌다.

궈 감독은 위안부 다큐를 만들면서 지지자들도 많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소개하고, 그러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는 할머니들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파헤치는데 그치지 않고 이 분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주목했다"며 "할머니들 개인을 보여주는 것이 제작의 근본 동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jb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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