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받고 학위 빌려준 해양 공학자 방패막 돼준 '법'

입력 2017-08-16 16:39  

돈받고 학위 빌려준 해양 공학자 방패막 돼준 '법'

용역 입찰업체에 가짜채용돼 수년간 월급 받아도 과태료만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자신의 해양산업 관련 학위를 돈을 받고 빌려준 전직 교수 등 공학자들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만 받고 형사적 처벌은 면제돼 논란이다.

이들이 빌려준 박사와 석사, 학사 학위로 허위 서류를 제출한 해양 관련 업체들은 수십억원의 국가 용역을 불법으로 따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해양 관련 전직 교수 김모(77)씨는 2014년도부터 최근까지 해양산업 관련 업체 A사에 취업하지 않고도 4대 보험 가입과 함께 130만∼15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자신의 해양산업 기술 박사 학위만 업체에 빌려주고 3년여간 수천만원의 돈을 받아 챙긴 것이다.






관련 학위 소지자를 반드시 채용해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의 용역을 따낼 수 있어서 사업 추진을 원하던 A업체에서는 김씨의 학위가 필요했다.

김씨는 A업체에 취업을 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미도록 해줬고 그 대신 김씨는 월급 명목으로 이같이 돈을 받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한국수자원관리공단 용역입찰 비리를 수사하던 제주경찰청은 업체 5곳에서 이런 방법으로 문서로만 허위 고용돼 돈을 받은 김씨 등 석·박사 및 학사 13명을 적발했다.

이 중 전직 교수는 김씨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의 비위 사실을 적발한 경찰은 형사적 처벌은 하지 않은 채 산업통상자원부에 과태료 처분 통보만 했다.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는 타인에게 자신의 성명을 사용해 엔지니어링 활동을 하게 하거나 관련 기술자격증을 빌려주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부과하게 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엔지니어링 활동은 과학기술 지식을 응용해 수행하는 사업이나 시설물에 관한 연구·기획·설계·분석·조달·시험·감리 등의 활동을 말한다. 그에 따른 학위 소지 공학자가 사업자로 등록하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같은 목적으로 비슷한 금액의 돈을 받고 국가기술자격증을 빌려준 소지자 8명은 국가기술자격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토목기술자도 자격증을 업체 등 타인에게 빌려주면 형사 처벌받게 된다.

엔지니어링 공학자만 유독 같은 행위를 해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있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석박사 학위 대여자들은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저촉돼 그에 따라 과태료 처분만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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