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중국군이 국경선 넘었다" vs 中 "중국통제지역서 발생"
(베이징·홍콩·뉴델리=연합뉴스) 안승섭 심재훈 나확진 특파원 =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홍콩 동방일보와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전날 한 무리의 중국군이 티베트와 인도가 국경을 접한 인도 북부 잠무-카슈미르 주 라다크의 판공(班公) 호수 인근에서 국경을 넘으려다 인도군에 의해 저지당했다.
판공 호수는 인도와 중국의 경계에 있으며 3분의 2를 중국이 통제하고 있으며 나머지를 인도가 관할한다고 NDTV는 전했다.
인도군은 당시 중국군이 인도 구역으로 진입했다고 판단해 철수를 요구했으나 15명가량의 중국군이 철수를 거부했다. 이에 양측이 승강이를 벌이다 돌을 던지며 싸우는 난투극까지 벌였고, 양측 모두 부상자가 나왔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치하던 중국군과 인도군 간 언쟁 끝에 주먹질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몸싸움 과정에 총기는 이용되지 않았으며 양측은 2시간여 몸싸움 끝에 서로 군대를 뒤로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 측은 조건 없이 모든 불법 월경한 인원과 장비를 철수해야 하며 이는 이번 사건 해결의 전제 조건"이라면서 "라다크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은 중국 변방부대원이 실제로 통제하는 지역에서 중국 측이 순찰하고 근무하다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인도 측이 양국 간 달성한 유관 협의와 규정을 철저히 지키길 바라며 중국 측과 함께 노력해 양국 변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도 외교부와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인도 관리들은 "이런 사건은 처음이 아니며 종전에도 벌어진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실제로 라다크 지역에서는 2014년에도 대치 상황이 벌어져 중국군과 인도군 1천여 명이 대치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이 지역에서 중국군 55명과 인도군 70명이 대치했다가, 중국군이 철군하면서 긴장이 해소됐다.
중국-인도-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국경 문제로 2달 동안 중국군과 인도군의 대치가 이어진 상황에서 라다크에서도 이 같은 충돌이 빚어지면서 4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양측의 위기감은 더 고조되고 있다.
둥랑에서는 지난 6월 16일 중국군의 도로 건설에 따른 갈등이 불거져, 인도군과 중국군의 대치가 시작됐다.
양측은 탱크, 미사일, 로켓포 등 각종 중화기를 배치하고, 실전훈련을 잇달아 하면서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군구(軍區) 소속 76집단군이 둥랑 지역과 지형이 비슷한 치롄산(祁連山) 일대에서 실전훈련을 한 데 이어, 신장(新疆)군구는 'PLZ-09S' 122㎜ 자주포를 동원한 실탄 사격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을 치렀으나 이후에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실질통제선(LAC)이라는 사실상의 경계를 기준으로 양측이 관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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