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절체절명 위기에서 연이어 호수비 나와 간신히 승리
(광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흔히 야구를 영화에 빗대 표현한다. 1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굳이 영화로 비유하면 액션영화였다.
이날 KIA는 NC에 4-3으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고 2연전을 모두 잡았다. 선두 KIA는 2위 두산 베어스와 8경기, 3위 NC와 8.5경기로 격차를 벌렸다.
8회 초 1사 3루 실점 위기를 넘긴 KIA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9회 초 4-3으로 앞선 가운데 마지막 수비를 맞았다.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선 임창용은 시즌 초반 난조로 많은 명승부를 만들어 내 '창용 극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던 선수다.
최근에는 안정감을 찾았지만, 임창용은 첫 타자 박석민에게 먼저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도 볼 4개를 던져 1루를 채웠다.
곧이어 2루 폭투가 나오면서 KIA는 동점 위기에 처했다. 손시헌은 번트가 실패로 돌아가자 강공으로 전환, 임창용의 5구를 때려 2루수 쪽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보냈다.
이때 KIA 2루수 안치홍은 무협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몸을 날리며 팔을 쭉 뻗어 손시헌의 타구를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처리했다.
손시헌은 허탈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곧이어 강진성 타석에서는 우익수 쪽 파울라인을 벗어난 깊숙한 타구가 나왔다.
수비 강화를 위해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로저 버나디나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펜스에 부딪히며 타구를 처리, 구장을 채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KIA 벤치에서는 2사 후 이종욱-박민우 등 좌타자가 줄지어 기다리자 좌완 임기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타석에 등장한 이종욱은 차분하게 볼을 골라내며 2볼 1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고, 임기준의 4구를 때려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이종욱이 타격한 순간, 경기를 지켜보던 대부분의 사람이 동점 안타를 예감했다.
그러나 임기준은 주저앉으며 반사적으로 글러브를 머리 위로 올렸고, 타구가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임기준은 올해 11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수비에서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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