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전에서 불펜 투수로 나와 성공적인 복귀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t wiz와 LG 트윈스의 시즌 12차전.
4위 팀과 10위 팀의 맞대결이었으나 경기 양상은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kt의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에게 맞서 LG는 선발 차우찬에 이어 이동현, 그리고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팀의 원투펀치와 가장 믿을만한 불펜 1명을 총동원한 경기였다.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상황을 봐서 허프를 불펜으로 등판시킬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우천으로 두 차례나 선발이 취소됐고, 그동안 너무 안 던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허프는 지난달 9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뒤 전날까지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애초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15일 잠실 kt전에서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두 경기 모두 우천 취소되면서 등판 자체가 뒤로 밀렸다.
양 감독은 허프의 실전 감각을 고려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투입하겠다고 했으나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양 감독은 "오늘이 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다"고만 말했다.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허프는 1-1로 맞선 8회 초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박빙의 상황이었고, 최하위 팀 kt를 상대로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첫 타자를 상대로 초구부터 151㎞를 찍은 허프는 8회 초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뒤 9회 초에도 1사 후 유한준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9회부터는 많은 비가 내렸으나 허프는 끄떡없었다.
허프는 연장 10회까지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3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고 삼진 5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위력을 발휘했다. 투구 수는 43개에 불과했다.
그 사이 kt는 투수를 4명이나 투입했으나 허프를 당해내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LG는 연장 10회 말 볼넷 3개로 1사 만루를 엮어낸 뒤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의 중전 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kt 투수들이 폭우에 젖은 마운드 위에서 투구 밸런스를 잃고 정성훈, 박용택, 최재원에게 연속 볼넷을 헌납하는 장면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던 허프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허프는 이날 비록 선발 복귀전은 아니었으나 불펜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뽐내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허프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몸 상태는 좋았던 때의 100%에 가깝다. 오랜만에 1군 등판인데 제구도 좋았고 구속도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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